[ET단상]포스트 코로나 시대 SW 인재 양성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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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환 KAIST SW교육센터장(전산학부 교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나라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대부분 곤경에 처했다. 우리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변했다.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우리 모두 실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특징 가운데 하나인 초연결의 결과물이다. 사회가 지금처럼 땅·바다·하늘로 연결되지 않았다면 제한된 물리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초연결 시대에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수백년 전처럼 사람들의 물리 접촉이 제한되는 시대를 맞았다. 그 대신 인터넷·통신·소프트웨어(SW)로 가상 연결되는, 즉 비대면 초연결 시대가 다가왔다. 코로나 사태가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큰 역할을 한 셈이다. 교육 현장도 많은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등 큰 변화의 물결을 맞았다.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SW 기반 기술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SW 역량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하드웨어(HW)에 비해 SW 산업 발전이 지지부진했다. 이유는 SW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바른 SW 가치 평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디지털 뉴딜 일환으로 'AI, SW 10만 인재 양성'을 하겠다는 것도 적절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정책이다. SW 역량으로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성장동력 산업의 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시련을 안겼지만 한편 새로운 기회도 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앞당겨지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SW 인재 양성에 대해 제언한다. 첫째 인재 양성은 장기 안목에서 추진해야 한다. 학교에서만 인재 양성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을 예로 들면 학부를 졸업하기 위해 최소 4~6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력 양성은 최소 5년 후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교육을 해야 성공 확률이 높다. SW는 발전 속도가 빠르다. 이에 비해 배워야 할 지식은 많고 필요한 교육 기간은 길다. 성급히 가시 효과를 찾기보다 더 멀리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 당장 수요에 급급한 교육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둘째 기본 교육에 충실해야 한다. 기술이 빨리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를 읽어 내지 않으면 도태된다. 국가·기업·개인 모두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장 쓸 수 있는 기술 습득보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주어진 문제 해결 능력보다 스스로 문제를 찾고 정의하는 능력, 남과 다른 방식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는다. SW 기술 변화에 남보다 빨리 적응하려면 단편 기술이 아니라 변화를 꿰뚫어 보는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이 더욱 생각난다.

셋째 인재 양성의 역할 분담이다. 인재 양성을 사과 농사에 비유하면 좋은 토양과 좋은 품질의 사과 종자 개발은 정부 몫이다. 농사를 성실하게 잘 지어서 품질이 좋은 사과를 추수하는 것은 교육기관 몫이다. 이를 가져다 후한 값을 받아내 성공 결실을 보는 것은 기업체 몫이다. 갑자기 많은 SW 인력 수요가 생기다 보니 급히 양성하려는 조바심도 나겠지만 역할 분담이 잘 이뤄지지 않아서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우리 미래를 책임질 학생이다. 정부, 산업체, 교육 기관이 미래 SW 인재 양성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시작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을 위해 SW 역량이 필요하다, SW 역량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 장기 안목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력은 '혁신형 인재'이다. 문제를 SW 형태로 해결하는 인재다. 기본기에 충실한 창의 SW 인재 발굴과 양성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회로 일궈야 한다.

배두환 KAIST SW교육센터장·전산학부 교수 bae@se.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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