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의 평탄화(CMP) 소재 기술을 국내 고객사 눈높이에 맞게 개발하겠습니다.”

독일 화학기업 머크가 국내에 새롭게 마련한 연구개발(R&D)센터 K-ATeC 수장을 맡은 유정윤 연구소장은 '테크위크 2020 LIVE'에 참석, 이 같이 말했다.

머크는 지난 6월 경기 평택시 송탄산업단지에 350억원을 투자해, 5층 높이의 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했다. 세계적인 화학 기업이 국내에 R&D 기지를 세운 사례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곳에서는 첨단 설비가 집약된 새로운 R&D센터에서는 화학처리기계연마(CMP) 슬러리와 함께 CMP 이후 세정을 위한 pCMP 소재 관련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유 연구소장은 “반도체 회로가 저차 작아지고 복잡해지면서 새로운 평탄화 소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크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CMP 소재 개발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주로 로직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CMP를 생산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이 있는 한국에서의 존재감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R&D 센터 가동 이후 한국 고객사에 맞춰 제품 개발이나 연구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유 연구소장은 “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성능 개선과 품질 관리를 제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성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연구소장은 국내 반도체 제조사는 물론, 장비사들과 협력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새로운 CMP 소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CMP 외 고객사 수요에 맞춘 새로운 재료를 개발할 계획도 있다.

그는 “새로운 박막을 위한 전구체 등 반도체 제조를 위한 신규 플랫폼에 맞는 소재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연구 방침을 설명했다.

머크는 테크위크 2020 LIVE에서 한국 R&D센터 소개 외에도 다양한 미래 반도체 소재 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머크 본사에서 반도체 소재 분야 수장을 맡고 있는 아난드 남비어 헤드는 차세대 기술로 '유도자기조립(DSA)' 기술의 구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유도자기조립은 특정 소재들을 웨이퍼 위에 도포하면, 스스로 정렬하면서 회로 모양을 그리는 소재 기술이다. 패턴이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에서 복잡한 노광 작업이 필요하지 않고, 까다로운 공정을 비교적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새로운 장비 투자 없이 기존 장비로도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난드 남비어 헤드는 “조만간 구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패터닝을 매끄럽게 할 수 있고, 수율과 성능 개선도 가능한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