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전 발주부터 용역 완료...사후 계약했다 적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캐릭터로 변신해 주목받았던 청와대의 '어린이날 랜선 특별초청' 행사가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았다.
청와대는 용역납품업체에게 제작된 물품(동영상)을 받은 이후 계약을 사후 체결하는 등 국가계약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경호처, 4개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통령비서실 A센터는 지난 4월 24일 B업체에게 '2020년도 어린이날 영상메시지 제작' 용역을 발주했다. 예산은 5535만원이었다.
A센터는 계약 담당 부서인 대통령비시설 C실에 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등의 절차를 생략했다. B업체가 제작 용역을 이미 발주한 이후인 4월 30일에서야 B업체를 포함한 2개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제출받고 5월 1일에 C실에 용역 계약 체결을 요청했다.
C실은 이미 최종 성과물 납품이 완료된 5월 4일 B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6월 1일 용역대금 5000만원을 집행했다.
이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상 계약서 작성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또 해당법 시행령의 수의계약 체결 시 2인 이상 견적서를 받도록 한 것도 지키지 않았다.
대통령비서실은 코로나19로 인해 영상 제작 및 배포 방식이 변경되면서 최종 의사결정이 어린이날에 임박해 확정됨에 따라 일정이 촉박, 행정처리가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감사원은 용역을 수행할 후보 업체 조사 및 가격 시담을 통한 견적 금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사전 검토도 하지 못하고 사후계약을 체결하는 등 법률상 계약질서를 어지럽혔다며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운영 및 관리가 허술하다는 감사 결과도 발표했다.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대해 그간 종합적인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해 감사대상에 포함했다. 다만 19개 위원회 중 예산 규모가 큰 4개 위원회(정책기획위원회·경제사회노동위원회·국가균형발전위원회·일자리위원회)만 대상으로 삼았다.
균형위는 전문위원회 개최 시 각 부처 당연직 위원(공무원)에게 회의 개최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논의 대상이 당연직 위원 소속 부처 관련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이로 인해 지역혁신·마을공동체, 교육·복지, 문화·관광 전문위원회의 경우 개최된 모든 회의에 당연직 위원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는 등 27차례 회의 중 16차례 회의에 당연직 위원의 회의 참석실적이 없었다. 당연직 위원의 불참 등으로 11차례 회의는 의사정족수(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도 채우지 못한 채로 개최됐다.
균형위는 이 상태에서 △전북혁신도시 산학연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한 입지 기준 변경(안)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의무기관 확대(안) △2020년 생활 SOC 복합화 사업 지역투자발전협약 체결(안) △충북혁신도시 산학연클러스터 지역 전략산업 지원주택 추진방안(안) 등이 의결했다.
감사원은 전문위원회가 본위원회에 상정될 안건을 사전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본위원회의 운영을 뒷받침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균형위원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이밖에 일자리위원회는 무기계약직 채용 서류전형에서 지원자 연령을 차별하고 비상임 부위원장에게 사례금을 급여형태로 지급하다 적발됐고, 대통령비서실은 일부 정책연구용역을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지적받았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