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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꽉 막혔다. 항공사와 여행사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최근 대만과 일본에서 '가는 척하는 여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짐을 꾸려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받고 비행기에 탑승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종착지는 출발지와 같다. 90분 동안 비행하다가 다시 이륙한 공항으로 착륙한다. 승무원은 실제 비행과 똑같이 행동한다. 주의 사항을 전달하고, 기내식 제공과 면세품을 판매한다. 탑승한 승객은 서비스를 받으면서 해외여행의 아쉬움을 달래는 듯하다.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 ANA에서 만든 상품은 정원의 150배까지 몰렸다. 대만 스타럭스항공에서 내놓은 여행 티켓 188장은 30초 만에 매진됐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가장 많은 대답은 여행이었다. 수도권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이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된 13일 기자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중학교 3학년생 딸은 시큰둥했지만 아내는 김밥을 말고 보온병에 커피까지 챙기는 꼼꼼함을 보였다. 여행시간은 길지 않았다. 불과 서너 시간 남짓. 교동도와 석모도까지 강화도를 대충 한 바퀴 돌았다. 경치 좋은 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고 싶었지만 아무도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단지 창문만 내렸을 뿐이었다. 우리 가족은 '자동차 안 여행'의 아쉬움을 드라이브만으로 달랬다.

코로나19 상황 아래 어렵지 않은 산업이 없다. 특히 여행·숙박·항공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금은 무엇을 잘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는가가 중요하다. 소비자 아쉬움을 달래는 틈새 상품이 날개를 단 듯 인기를 끌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일지 '위드 코로나'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업계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소비자는 어떻게든 떠나고 싶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