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패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후공정(OSAT) 업체다.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선점해 국내 OSAT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후공정은 시스템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전공정이 끝나면 웨이퍼를 넘겨받아 마무리하는 작업을 말한다. 종류는 다양하다. 칩 성능 테스트, 인쇄회로기판(PCB)과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칩 아래에 동그란 단자(솔더볼)를 장착하는 범핑, 웨이퍼를 칩 모양으로 자르고 포장하는 패키징 등이 있다.
네패스는 세 가지 공정을 네패스 팹 안에서 한 번에 해결하는 '턴키' 솔루션으로 고객사 입맛을 맞춘다. 통상 한 OSAT 업체가 한 가지 후공정 작업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네패스는 모든 서비스를 회사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현하면서 고객사가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네패스는 패키징 기술 가운데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을 주력으로 고객사 칩을 패키징한다. 웨이퍼를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도 반도체 회로를 재배선 및 배치하고 칩을 전자파나 오염 물질에서 보호할 수 있는 막을 씌우는 작업이다.
오늘날 작고 얇지만 기능은 고도화한 칩이 등장하면서 네패스도 이 기술을 넘어서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패스는 웨이퍼가 아닌 패널 단위로 칩을 패키징해 비용을 절감하는 패널레벨패키지(PLP) 방식과 입출력(I/O) 단자를 칩 밖으로 빼내 활용도를 높이는 '팬아웃' 기술을 더한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공정 구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공정 중 발생하는 불량품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해 공정 내 인공지능(AI) 도입도 활발하게 추진하며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
네패스는 회사 내에서 자회사 설립 등으로 OSAT 사업을 분담하며 전문성을 키우는 전략을 펼친다. 올 3월 FOPLP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네패스라웨'를 공식 출범해 2024년까지 매출액을 4000억원 이상 올리겠다는 포부다. 또 칩 테스트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네패스아크도 증시 입성을 노리는 등 순항 중이다.
미국 데카테크놀로지에서 인수한 팬아웃 패키징 라인도 올해 초 가동을 시작했다.
아울러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약 2000억원을 투자해 패키징 설비 증설에 나서는 등 회사 덩치를 키우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네패스는 반도체 패키징 외에도 미래 정보기술(IT) 시대에 대응하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I 시대를 대비한 뉴로모픽 칩, 증강현실(AR) 글라스에 쓰일 수 있는 기능성 필름, 2차전지용 부품과 소재 개발 등으로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네패스 관계자는 “미래 사업을 이어주는 초연결 기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