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과제에 174억원 투입
기술 국산화·수율 향상 극대화 시동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는 설계나 개발 등 시스템 반도체 소자 분야 기술 확보뿐 아니라 고성능 반도체를 실제 구현할 수 있는 제조 기술 개발 과제도 추진된다. 차세대 반도체에서 필요로 하는 고성능과 저전력을 실현하기 위한 미세공정 장비와 부품 개발 총 18개 과제에 174억원이 지원될 계획이다.

대표적 장비 과제로는 '고속 치환형 초임계 세정 장비' 개발이 꼽힌다. 세정은 웨이퍼에 회로를 깎아내면서 생긴 불필요한 찌꺼기를 씻어내는 작업을 뜻한다. 세정 공정은 크게 액체를 이용한 습직 세정과 세정에 사용했던 액체를 걷어내고 말리는 건식 세정으로 이뤄진다. 초임계 세정 장비는 건식 세정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액체도, 기체도 아닌 '초임계' 상태에서 웨이퍼를 건식 세정한다. 과제를 주관하는 테스는 나노종합기술원, 나인벨, 한울엔지니어링과 함께 새로운 초임계 세정 장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습식, 건식 과정을 하나의 건식 세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장비에 도전한다. 기존 초임계 세정 장비의 활용도와 역할을 확장하는 것으로 반도체 생산 수율 향상도 기대된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건식 세정 장비 수요가 늘고 있어 이 장비가 상용화될 경우 성장이 기대된다. 반도체는 초미세화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금속이나 물질을 활용하고 있다. 액체를 세정에 새로 도입한 금속에서 부식이나 변형이 일어날 확률이 커진다. 칩 제조사가 습식보다 건식 세정을 선호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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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알티가 주관하는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소프트에러 검출 상용화 장비 개발' 과제도 눈길을 끈다. 반도체 회로는 나노미터(㎚) 단위로 초미세해져 이전보다 중성자 투과에 예민하다. 또 자율주행 기능 탑재 등으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많아져 일시성 오류가 안전 문제에 직결된다. 소프트 에러 측정은 주로 칩 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소프트 에러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상당히 제한돼 있다.

특히 국내 칩 업체들은 국내에서 중성자 테스트를 할 수 없다. 한국에는 실험할 수 있는 중성자 가속기가 없기 때문이다. 측정 시스템과 인증을 외국에 의존한다. 측정 시스템을 운용하는 프랑스 반도체시험평가소(IROC)가 대표적이다. 칩 업체들은 테스트와 인증을 위해 1년에 최대 40만달러(약 4억원)를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에러 검출 장비가 개발되면 테스트 시스템을 국내 업체 주도로 상용화할 수 있다. 중성자 가속기가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큐알티는 국내에 있는 양성자 가속기로도 선행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