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인 배려한 투자환경 기대

전 국민 주식 투자 시대다.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이전에 점심시간이 되면 서울 여의도 카페에는 서로 투자할 만한 종목 정보를 교환하거나 자신이 투자한 종목, 투자했다가 성공하거나 실패한 경험을 나누는 대화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책가방을 메고 트레이닝을 입은 대학생 또는 취업준비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길을 걸으면서 “LG화학에 몇 주를 넣었어야지!” 하는 대화도 목격했다.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은 적금 대신 장기 주식 투자를 고민한다. 코로나19가 예·적금 파괴 시대, 전 국민 주식 투자 시대를 앞당긴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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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청약 돌풍은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현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그동안 공모주 청약은 부동산이나 금융상품 등 투자를 잘 모르는 중장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이른바 '공모주 청약 부대'라 불리는 중장년 여성들이 증권사 지점을 돌며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증권사 거래 시스템이 일시 지연될 정도로 공모주 청약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주식 투자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자 금융위원회는 개인 투자자를 외국인·기관과 동등한 투자 파트너로 인식하고 개인에게 불합리한 제도를 살펴보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기관에 유리한 공모주 청약 제도다.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는 현 제도가 현금부자에게 유리하고 개인 신용대출을 부추기는 효과가 있는 만큼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다음 달 상장한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가 또 한 번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새 기록을 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개인의 공모주 청약 열기도 더 뜨거워질 수 있다.

금융 당국이 개인 투자자에게 불합리한 여러 제도를 다시 손보겠다는 움직임은 환영할 일이다. 공매도 제도를 포함해 그동안 지적돼 온 문제점이 하나씩 보완돼 합리적인 투자 환경이 갖춰지기를 기대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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