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21.5% 최고치…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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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전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 만에 300명 이하로 내려왔지만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광복절 도심 집회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속출하는 데다 새로운 집단감염도 잇따랐다.

정부는 수도권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방역 조치를 강화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실상 2.5단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사회·경제적 타격이 막대한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한 만큼 방역당국은 이번 일주일을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9명 증가해 누적 1만9699명이 됐다. 사망자는 2명 늘어 누적 323명이다.

지난 27일 441명까지 치솟았던 신규 확진자 수는 28∼29일에는 300명대로 감소했고 이날 200명대로 내려왔다. 일일 확진자가 300명 아래를 기록한 것은 25일(280명) 이후 닷새 만이다. 다만 이는 주말 검사건수가 1만4841건으로, 29일(2만1612건)과 28일(1만8138건)과 비교해 감소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불분명해 조사가 진행 중인 확진자 비중은 20%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7일부터 이날 0시까지 방역당국에 신고된 확진자 4381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942명(21.5%)이다.

이날 0시부터 다음 달 6일 밤 12시까지 8일 동안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다.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제한한 것이 골자다. 수도권 음식점과 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 운영은 중단된다. 31일 0시부터는 독서실, 스터디카페 운영이 중단되고 학원은 비대면 수업을 해야 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강화된 방역 조치가 시행되면서 직접 타격을 받는 소상공인은 물론 이들에게 물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중간거래업자 등 자영업자 전반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확산세가 줄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소비와 생산, 투자 등 경제 전반에 거대한 충격이 올 수 있다. 3단계는 필수적인 사회·경제활동 외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 우리는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잠재울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에 서 있다”면서 “이번에 수도권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우리 손에 남는 것은 3단계 격상이라는 극약처방밖에 없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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