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경제 확산에 e커머스·플랫폼 업계 IT개발자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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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Pexels>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 소비 증가로 e커머스,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 업계에서 정보기술(IT) 인력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플랫폼 고도화, 신사업 추진 등으로 각 기업의 IT 인력 수요는 늘어 가는데 이를 충족시키는 우수 개발자 풀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업체 간 인력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IT 인력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IT 업체들이 파격 대우를 보장하며 IT 인력 확보에 나섰다. 이달 쿠팡이 개발자 200명을 채용하며 전원 5000만원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발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최근 3년 이하 개발자 공채를 진행하며 입사자에게 최대 전 직장의 1.5배 연봉, 1억원 상당 스톡옥션까지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경력직 채용에서는 첫 월급으로 '전 직장 연봉'을 지급하겠다고 해 화제를 모았다.

네이버, 라인, NHN, 카카오페이 등 IT 업체들도 최근 개발자 대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대우를 제공한다'며 대규모 공채를 실시했다. 롯데·신세계 등 비교적 후발 주자로 e커머스 시장에 진입한 전통 유통업체들도 IT 인력 충원에 열을 올리면서 품귀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언택트 효과로 가입자와 이용자 수 모두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O2O 플랫폼 스타트업들도 채용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근거리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는 지난해 말 대비 사내 개발 인력을 약 150% 규모로 늘렸다. 현재 전 직원 가운데 IT 인력 비중이 약 20%에 이른다.

성형·미용 정보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병원 방문 상담 대신 정보 플랫폼 활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고도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강남언니 운영사 힐링페이퍼는 최근 개발 인력을 포함해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신규 포지션 인력 확보에 들어갔다.

힐링페이퍼 관계자는 “좋은 인재 확보를 위해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이 밤낮으로 직접 현장을 뛰고 있다”면서 “회사의 잠재된 성장성과 제품의 우수성을 알려 대외 신뢰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력 개발자 품귀 현상은 실제 각종 채용 플랫폼 현황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인재 스카웃 플랫폼 리멤버 커리어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이직 제안을 받은 사람 가운데 IT·인터넷 직무 종사자가 전체의 6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러 곳에서 채용 제안을 받은 상위 20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전원이 IT 개발자였다. 웹 개발자,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 서버 개발자 인기가 두드러졌다.

개발 인력 유치 경쟁으로 기업 규모와 자금력에 따른 인력 양극화도 심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업체들이 주요 개발 인력을 쓸어가면서 중소 스타트업의 구인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체 대부분이 즉시 전력으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 개발자를 선호한다. 불가피한 경우 신입 개발자 채용도 병행하지만 직무 교육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투입 대비 성과를 얻기 어렵다.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토스처럼 거금을 들여 인력을 유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IT 인력 '생태계 교란'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라면서 “기존 인력 및 다른 직무 직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중소 스타트업이 무작정 고연봉으로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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