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개방형 커스터디 플랫폼을 개발한다. 외부 가상자산사업자(VASP)와 협업, 가상자산 생태계를 구축한다. 농협은행은 기관투자자를 겨냥한 종합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류창보 NH농협은행 NH디지털R&D센터 파트장은 1일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열린 특금법 콘퍼런스에서 “외부 VASP 함께 라이프 사이클을 아우르는 커스터디 서비스 종합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스터디는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미 금융권에서 통용된 용어지만, 가상자산이 새로운 자산 형태로 부상하면서 적용 분야가 확대됐다.
농협은행은 오픈API를 기반으로 커스터디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한다. 농협은행은 커스터디 솔루션과 모니터링, 운영 관리를 담당한다.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VASP 자산, 키 보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커스터디 플랫폼 내 부가기능은 외부 거래소, 지갑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외부 VASP와 협업한다. 농협은행과 VASP 간 지속적 협력모델을 구축한다는 게 류 파트장 설명이다.
커스터디 서비스 대상은 거액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로 초점을 맞췄다.
류 파트장은 “가상자산이 새로운 자산으로 떠오르면서 기관투자자도 가상자산 기반 대체투자 상품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가상자산 보관·관리에 대한 신뢰성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면서 “농협은행이 갖춘 신뢰성과 검증된 보안 시스템을 살려 기관투자자 대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증권형 토근 발행·권한 대행, 자산운용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CBDC, 각종 디지털 지역화폐와 연계하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전문업체 헥슬란트와 손잡았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 공동대응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가상자산에 보수적인 금융권 내에서도 농협은행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은행 중 하나로 꼽힌다.
농협뿐 아니라 금융권에서는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복수 은행이 커스터디 서비스 도입을 위해 전문업체와 협업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이 금융권의 향후 미래 먹거리 한 축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이날 행사는 농협은행, 법무법인 태평양, 헥슬란트가 공동 주최했다. 금융감독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SK텔레콤 고위 관계자가 연사로 나섰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