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공룡 플랫폼 횡포 '법'으로 막는다

내년 상반기 '플랫폼공정화법' 제정
입점업체 거래지위 높이는데 집중
'플랫폼 단독행위 심사지침' 마련
신규 진입 방해 막는 잣대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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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중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플랫폼공정화법)'을 제정한다. 입점업체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갑질'을 막기 위해 별도 법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동원 공정위 경쟁정책과장은 25일 “플랫폼 대두에 따라 입점업체와 소비자, 경쟁플랫폼 등을 대상으로 한 각종 불공정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반면에 플랫폼의 다면시장 특성상 기존의 법 기준에 따른 법집행이 용이하지 않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해 평면적 정책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신설될 플랫폼공정화법은 플랫폼의 갑질을 금지하고 을인 입점업체의 거래지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플랫폼-입점업체 간 판매대금 지급방식, 판매촉진비용 분담방식, 손해발생 시 비용 분담방식과 같은 내용도 담긴다.

이미 유럽연합(EU)은 유사한 법을 만들었고 일본도 법 제정을 준비 중이다.

그간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배달의 민족), 일방적인 계약해지(요기요), 과도한 광고비 유도(야놀자) 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으로의 소비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공정위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법안의 세부내용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의 의견도 충분히 수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플랫폼 간 갑질을 막기 위해서 내년 6월까지 사후규제인 '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을 만든다. 입점업체와의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로 법 제정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시장을 선점한 독과점 플랫폼이 신규 플랫폼 진입을 방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거래상 플랫폼이 자신의 서비스를 우대하거나, 입점업체에 자신과 거래하도록 강요하는 배타조건부 거래 행위를 제재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검색 시장 1위 사업자 지위를 이용해 쇼핑·부동산 등 서비스에서 정당한 경쟁을 저해하다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또 현재 심사대에 오른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에서도 수수료 인상 우려와 정보독점 등 경쟁제한 요소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올해 말까지 공정거래법을 개정한 거대 플랫폼이 소규모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는 M&A를 기업결합 신고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 밖에 연말까지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대상으로 한 별도 심사지침도 마련하기로 했다. SSG닷컴, 쿠팡, 마켓컬리 등 대규모유통업법을 적용받는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납품업체에 비용 전가 등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올 하반기 중에는 일방적 계약해지 등 배달앱과 외식업체 간 불공정한 이용약관도 개선한다.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거래상 책임도 강화된다.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을 개정해 플랫폼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확대한다. 기존에 온라인 플랫폼은 스스로를 '거래 중개자'로 한정하며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발생한 거래상 문제에 책임을 회피해왔다.

공정위, 공룡 플랫폼 횡포 '법'으로 막는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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