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로에서 파란색 번호판을 달고 있는 자동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파란색 번호판은 2017년 6월 이후 신규 등록한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장착되는 전용 번호판이다. 이 번호판에는 전기자동차 문양이 그려져 있으며 전기자동차 약자 'EV'도 표기돼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나 사업용 차량에는 파란색 번호판을 적용하지 않는다.
파란색 번호판은 친환경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 자긍심을 고취하고 국민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친환경 전기자동차라는 것도 쉽게 인지할 수 있어 친환경 자동차를 위한 주차요금이나 통행료 할인과 같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데 용이하다.
전기자동차 증가와 함께 전기자동차 관련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관공서와 공영주차장,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늘어나고 있다. 신축 아파트에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의무화됐다.
전기자동차 전용 주차구역과 충전기 설치는 법 근거에 의해 규정된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충전에 대한 불편을 최소화하고 전기자동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공동주택에 반드시 전기자동차 충전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해야 한다.
전체 인구의 약 60% 이상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주거 형태 특성상 전기자동차 운전자가 독립된 전용 주차·충전 공간을 갖는 것이 어렵다. 이 때문에 이들이 공용 주차공간에서도 어려움 없이 충전하도록 전용 충전 구역을 확보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일반 차량 운전자가 전기자동차 충전 구역에 주차하거나 충전을 하지 않는 전기차주가 충전 공간에 주차할 때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과태료도 부과하고 있다.
이처럼 파란색 번호판은 전기자동차 전용 인프라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일반 차량을 구별해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전기자동차 전용 주차구역이나 충전소 활용성 제고에 일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자동차 본격적인 대중화를 위한 사용자 편의성 개선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전용 인프라 구축, 효용성 향상과 더불어 전기차 자체 충전 시간 단축·충전 방식 개선에도 혁신이 필요하다.
때문에 수많은 연구자들은 충전 시간 단축을 위한 출력 증대뿐만 아니라 사용자 편의성 제고를 위한 무선·자동 충전, 전력망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복합·이동 충전 등 다양한 형태 기술 개발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 심각성에 공감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어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보다 많은 파란색 번호판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는 대기오염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 중 하나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우리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으길 바란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다음 세대는 파란색 번호판처럼 파란 하늘을 사계절 내내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백행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전기수소차 PD leebh@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