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농협도 '간편결제' 조준...하반기 '농협페이' 나온다

전 계열사 서비스·혜택 내재화
유통·증권·보험 등 채널 다양
'초대형 플랫폼' 등장, 파급력 커
테크핀 기업 중심서 시장재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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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다.

NH농협은행이 올 하반기에 자체 간편결제 플랫폼 '농협페이'(가칭)를 상용화한다고 19일 밝혔다. 농협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초대형 결제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그룹 KB페이에 이어 농협까지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테크핀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기업들이 주도해 왔다. 앞으로 쿠페이·SSG페이·L페이 등 유통사, 농협 및 KB금융 같은 전통 은행권의 약진이 기대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주도로 농협 계열사 서비스와 혜택을 모두 내재화한 종합 결제플랫폼 '농협페이' 개발을 추진한다.

이보다 앞서 KB금융그룹이 올 8월 상용화 목표로 자체 간편결제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KB와 함께 농협까지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 만큼 국내 주요 금융사도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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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간편결제 플랫폼을 출시할 경우 파급력은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로마트 등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농업과 증권·보험·카드 등 다양한 채널에 자체 페이를 가동,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농협은 간편결제 플랫폼 차별화를 위해 대형 프렌차이즈와의 연합 진영을 검토한다.

오픈 결제를 지향하며, 국내 유수의 대형 프렌차이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출 때 농협페이를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업·소비자거래(B2C) 기반 결제뿐만 아니라 기업간거래(B2B) 형태로도 프랜차이즈가 자체 페이를 구축하는 데 농협 채널을 연계할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자체 결제 플랫폼 구축은 확정됐지만 스펙과 서비스 구현 범위 등은 세부 협의가 진행되는 단계”라면서 “현재로선 다양한 검토가 필요한 만큼 자세한 내용은 올 하반기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출시된 간편결제 플랫폼과는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게 농협의 전략이다. 계열사별 포인트 교차나 금융 외 유통 등 다른 계열사와의 융합을 통해 단순 결제 영역을 뛰어넘겠다는 목표가 깔려 있다.

농협은행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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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올 하반기에 열리는 마이데이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다. 간편결제 플랫폼을 데이터 생산과 유통 기지로 활용하는 허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제 정보와 유통 정보 결합에서 최적의 금융사는 단연 농협이다.

또 자체 개방형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서 이종 사업과의 채널 융합을 통해 고객 유입 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금융 당국 주도의 오픈뱅킹 시발점은 농협은행이다.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등 시스템 연동을 통해 핀테크 기업과 함께 다양한 디지털 사업 모델 협력 진영을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토스와 하이브리드 간편결제를 선보인 것도 이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015년 시중 은행 최초로 API 기반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한 농협은행은 자체 API 사업을 통해 누적 거래 5조원을 돌파했다.

지불결제 시장에서 돈의 유입이 금융 채널에서 테크핀 채널로 옮겨 가는 것도 농협페이 상용화 추진의 이유다.

현재 다양한 이종 사업자가 지불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3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곳은 없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다만 결제 비중과 이용 수단이 점차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으로 옮겨 가고 있다. 반면에 금융사는 유관 시장에서 고작 10%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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