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삼성전자 반도체가 희망…2분기 코로나 영향 주목

DS부문 '매출 16조원' 소폭 증가
서버용 D램 수요 늘어 양호한 성적
2분기 매출 18조원 돌파 예상돼
갤럭시S20 등 스마트폰 판매는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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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양사 모두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예상보다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사 실적을 방어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시장 침체가 끝을 보이는 것은 다행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폰과 TV 사업은 고전했다.

LG전자는 대표 사업인 가전이 전사 실적을 방어했다. 그러나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과 TV 등의 사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관심은 2분기 이후 실적에 쏠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코로나19 영향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을 탈출하고, 실적 하락을 최소화하는 것이 과제다. 양사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하고, 2분기 이후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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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반도체 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2018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직후인 지난해 큰 폭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올해는 반도체 시장 회복과 함께 실적 반등을 노린다. 올해 1분기에도 반도체 사업은 예상보다 선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부문이 부진했고, 글로벌 수요 감소가 반도체 사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6.4조원을 기록했다.

◇DS부문, 반도체가 1분기 견인…2분기도 D램 수요 증가 기대

반도체 부문은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 실적은 매출 약 16조원, 영업이익 3조6000~7000억원 안팎이다. 이는 메모리 시장 불황이었던 전년 동기보다 각각 약 6%, 3% 증가한 수치다.

당초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바일 기기용 D램 수요가 줄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수요 회복 조짐이 보이던 메모리 시장이 위축돼 삼성전자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고, 여가·유통·교육 등이 온라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서버용 D램 수요가 늘었다. 이것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서버용 D램은 메모리 제품 가운데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에 속한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규모 서버나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큰 손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국내 인터넷 TV 서비스(OTT) 트래픽이 1월보다 44%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반도체 제조사들이 신규 설비 투자를 줄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졌고, 코로나19로 인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 실적은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는 DS부문이 2분기 최대 19조원 매출을 기록하고, 3분기에는 20조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서버 D램 수요가 폭발하면서, 재고가 호황일 때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면서 “공급이 부족한 '쇼티지'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1분기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사업도 2분기는 기대된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신형 아이폰에 탑재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2분기 본격 양산, 공급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IM부문, 코로나19에 갤럭시S20도 부진…2분기도 하락 전망

IT·모바일(IM) 부문은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0 시리즈가 기대보다 저조한 판매량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IM사업부 1분기 영업이익을 2조3000~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3월 들어 코로나19 확산 급진전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며 실적이 하락했다. 특히 갤럭시S20 부진이 실적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1분기 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대치를 하회한 6000만대 미만 수준으로 전망된다. 북미와 유럽 등 세계 각지 삼성전자 체험 매장이 임시 폐쇄됐고,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 플립 등 신제품 마케팅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통신장비 분야 역시 코로나19 사태 심화로 세계 각국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다만 전작 대비 15~18% 상승한 주력 스마트폰 평균 단가와 마케팅 비용 축소, 우호적인 환율 시장 등은 상대적인 영업이익 선방을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스마트폰 핵심 제조 거점인 베트남에서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른 시장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IM사업부 영업이익을 1조3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2분기 예상 영업이익으로 1조1000억원을 제시하며 “갤럭시너노트7 발화 사건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5G 스마트폰을 조기에 등판시켜 실적 개선을 꾀할 전망이다. 당초 7월로 계획하던 갤럭시A71 5G 출시를 5월로 앞당기고, 갤럭시A51 5G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갤럭시A 시리즈 신제품과 온라인 특화형 갤럭시M 시리즈로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CE부문, TV·가전 수요 부진…장기화 우려

TV와 가전 사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확산이 1분기 중반부터 시작돼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증권업계는 CE부문 1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 내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20% 가량 하락한 것이다.

2분기부터가 더 큰 위기다. 코로나19가 유럽, 미국,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해외 공장 가동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수요 감소다.

TV 사업은 도쿄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되면서 기대가 무너졌다. 유럽과 미국 등 삼성전자 TV 인기가 높은 지역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 가전 역시 수요 부진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TV는 수요 부진과 스포츠 이벤트 부진으로 연간 출하량을 하향 조정한다”면서 “프리미엄 가전의 경우 온라인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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