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국내외 기업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증시 방향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와 한국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자 신용경색 우려가 잦아들며 급락을 거듭하던 글로벌 증시가 잠시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주요 기업이 1분기 실적에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지 볼 수 있는 첫 성적표 발표가 다가오면서 다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328만건으로 일주일 만에 300만명이 증가해 세계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기존 역대 최대 규모의 4배에 달해 코로나19로 미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경제지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하회한 -2.2%를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와 달리 31일 발표된 3월 중국 통계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예상치인 42.5를 크게 상회한 52.0으로 나타났다. 시장 수요와 공급이 모두 개선됐고 제조 기업의 생산재개 비율이 98.7%로 전월 대비 13.1%포인트(P) 상승했다. 현지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생산경영 활동기대 지수도 지난달 41.8에서 이달 54.4로 상승했다. 비제조업 PMI는 52.3을 기록해 역시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오는 7일에는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반도체 사업 이익은 양호하지만 스마트폰과 가전 판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해 1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달 중순부터는 미국 주요 기업이 잇달아 실적을 발표한다.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비자, 아마존, 인텔 등이 실적 발표를 앞뒀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레저, 호텔, 에너지, 자동차 기업 실적 악화가 예상되지만 이와 반대로 인터넷,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등 비대면 분야 기업 성장성은 주목받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선진국전략 담당 연구원은 “현재 기업 실적을 어느 정도로 하향 조정해야 할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올 상반기 GDP 성장률 최저 전망치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보다 더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발표한 후 불안감이 다소 진정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경제활동이 아직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발표를 앞둔 3월 경제지표가 대부분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 변동성 위험이 여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가 단기에 그칠지, 통화·재정정책 효과로 느리지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일지가 주식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상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현재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반등하겠지만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 4월 주요 일정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