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팀은 자기주도적 건강코칭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스마트헬싱C'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2년간 개발과 임상시험 결과 앱을 사용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환자는 사용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임상지표가 더 좋아졌다. 이번 실험에는 서울대병원 내과,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진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앱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중 하나 이상을 앓는 환자 117명을 각각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눴다. 실험군은 '스마트헬싱C'를 추가적으로 사용했고, 대조군은 같은 내용의 책자와 통상적 약물치료만 제공했다. 이후 세 달간 실험군과 대조군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실험군은 임상지표 목표치(당화혈색소 7% 미만, 수축기혈압 140 mmHg 미만, LDL 콜레스테롤 130mg/dL 미만)를 달성한 비율이 더 높았다. 당화혈색소, 수축기혈압, LDL콜레스테롤은 각각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전체 실험군 환자 60명 중 36명(60%)가 목표치를 달성한 반면, 대조군은 목표달성 비율이 57명중 21명(37%)에 그쳤다.
세부 질환별로는 실험군에서 고혈압 목표수치(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를 달성한 비율이 11명 중 8명(73%)이었지만 대조군은 14명 중 5명(36%)에 그쳤다. 당뇨의 경우 실험군에서 25명중 5명(20%)이 당화혈색소 수치를 1%p 이상 감소시켰지만 대조군은 19명 중 한 명도 성공하지 못했다.
'스마트헬싱C'는 서울대병원 전문 의료진이 개발한 스마트건강경영전략(Smart Management Strategy for Health)을 근거로 설계했다. 스마트건강전략은 평가와 계획수립, 의사결정, 준비, 실행, 유지, 피드백 등 위기극복에 대한 건강경영전략이다.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마트헬싱C'는 건강코칭 개념으로 설계돼 자동피드백에 따른 자기평가, 자기계획, 자기학습, 자기모니터링 기능을 갖춰 환자의 자기주도적 건강관리를 돕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외래에 개설되는 '스마트건강경영 클리닉' 환자들에게 제공된다.
이번 연구는 애플리케이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디지털 테라퓨틱스(DTx)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연구팀을 설명했다. DTx란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반 테라피를 말한다. 소프트웨어가 의약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연구책임자인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가 임상적 중재 없이 자기주도적 건강관리 앱만으로 임상지표를 개선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향후 개인맞춤형 앱을 통해 만성질환자가 건강 위험요인을 쉽게 관리하게 할 수 있도록 효과성을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더 많은 환자들에게서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실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임상시험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의료정보학분야 국제학술지 '의학인터넷연구저널(The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JMIR)' 최신호에 게재됐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