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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5월 인터넷에선 “갑자기 강대국이 되버렸다”는 글이 화제였다. '미국이 눈치 보고' '중국은 구애하고' '일본은 전전긍긍'이라는 짧은 글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튿날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 글은 싫든 좋든 간에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인터넷상에서 회자된다. 2년도 더 지난 글을 언급한 이유는 지난 26일 밤에 열린 G20 특별영상 정상회의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 때문에 세계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한국의 리더십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 전화 통화 등으로 소통하며 G20 특별영상 정상회의 개최를 끌어내고,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국제 공조를 주도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터키, 프랑스,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캐나다 등의 정상들과 연이어 통화하고 코로나19 방역 경험 공유와 의료물품 지원을 약속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하며 언급한 G20 특별영상 정상회의는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지지 속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성과는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뛰어난 의료·바이오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밤낮없이 연구에 매달려 온 의료계와 과학·정보통신기술계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해외에서 진단키트 지원 요청이 쏟아졌다. 스마트시티 기술을 이용해 온종일 걸리던 역학 조사를 약 10분으로 단축한 시스템에도 외신의 문의가 이어졌다. 물론 코로나19가 퍼지는 가운데 동요하지 않고 방역 주체가 된 국민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바뀐다고 갑자기 강대국이 되진 않는다. 우리나라는 구한말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중국·일본·러시아라는 주요 강대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일 뿐이다. 경제력은 급상승했지만 외교력은 강대국이라 말하기엔 부족한 나라다.

그러나 G20 특별영상 정상회의 개최와 우리 대응 체계에 대한 해외 전문가들의 호평 등을 바라보며 오늘만큼은 속된 말로 '국뽕 한 사발'에 취해 보고 싶다. 맹목적 애국심이라고 비난해도 기분 좋게 '주모'를 외치며 힘내 보자.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