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직매입 전환 50%' 재추진
"매입청구 대행 언제든 분리 가능"
밴사, 영세 대리점 줄도산 위기
"이미 소송 진행중...상생 아닌 공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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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후폭풍이 국내 카드결제 시장까지 몰아쳤다. 신용카드 결제 건수가 급감하면서 카드사와 대행사인 밴(VAN) 업계간 '제로썸 게임'도 재현될 조짐이다.

롯데카드가 또다시 밴 대행 업무를 대폭 줄인 '직매입(EDC) 전환 50%' 카드를 꺼내들었다. 밴 업계 역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법정 소송까지 진행한 밴사들은 이번 롯데카드 EDC 전환 재추진 작업에 대해 공동대응에 돌입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카드는 11개 밴사에 EDC 가맹점 비율을 50% 수준으로 맞추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롯데카드는 자사와 가맹계약이 돼 있는 가맹점 약 50%를 EDC 방식으로 전환했고 11개 밴사는 이와 관련 롯데카드를 고발했다.

당시 밴 업계는 롯데카드가 사전 상의도 없이 기존 대행업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EDC 방식이 도입되면 카드사의 결제승인·전표매입 대행 업무가 사라지게 돼 결제 건당 14~17원 대행수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현재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이다.

밴사는 롯데카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맹점 폐업이 늘어나자 비용 절감 명목으로 밴사 대상으로 불공정 계약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에 롯데카드는 매입청구 대행업무는 언제든 분리할 수 있는 업무라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밴사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가맹점 결제가 급격히 떨어져 신용카드결제 중계사인 밴사뿐 아니라 밴대리점도 50%가량 매출 감소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기존에 주던 수수료를 추가로 제외하겠다는 조치는 상생이 아닌 공멸하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대행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대다수 영세 밴대리점은 롯데카드의 이 같은 조치로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2016년 정부가 무서명거래를 도입하면서 데이터캡처 위탁업무를 담당해 온 수만개 밴 대리점이 수수료를 한푼도 못 받게 된 셈이다. 과거 금융위원회 중재로 카드사와 밴사가 밴 대리점에 각각 18원, 12원을 보전해 주는 협약을 맺었지만 현재 카드사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밴사 관계자는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로 EDC 전환 강행을 하는 롯데카드의 갑질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조속히 법원 판단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면에 롯데카드는 가맹점의 EDC 50% 추진에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밴사와 체결한 DESC(매입청구 및 전표수거 대행) 계약에 따라 매입청구 대행 업무는 언제든 분리 시행할 수 있고, 밴사와의 상생을 위해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 왔다”며 “소송 이전인 2018년 12월에 마지막으로 통보한 50%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밴사 소송제기로 인해 EDC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관련 업계 종사자도 이중고를 겪고 있는 만큼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