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출범했다. 민간위원 16명이 새로 위촉됐으며, 3월 말로 예정된 제26차 위원회 본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활동에 나선다. 지식재산 이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야 전문가들과 여러 이해관계 조정을 위해 소속 기관 안배 등을 고려, 위원을 위촉했다고 위원회 측은 설명했다. 위원회 측은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혁신 성장 생태계가 강화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 창작, 유전(遺傳)자원 등에 독점 가치를 부여하는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국민이 체감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장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재위는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 정책 심의·조정 기구로, 국무총리와 민간 대표가 공동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정부위원 13명과 만간위원 16명으로 구성됐다. 내년이면 설립 10주년을 맞는다. 지식재산기본법에 따라 2011년 7월에 출범했다. 설립 당시 '지식재산강국' 실현이라는 원대한 포부가 있었다. 과학기술 분야 특허 등 산업재산권과 문화·예술·콘텐츠 분야 저작권 등 지식재산의 창출·보호와 활용을 강화하고 기반을 조성하며,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출범 취지와 법에 규정한 위상만을 놓고 본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산업계에서 바라보는 지재위의 위상은 초라하다. 역할이 강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축소돼 존재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당장 사무국은 총리실 지식재산전략기획단 소속으로 출발했지만 미래창조과학부를 거쳐 지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낮아졌다. 지식재산 분야의 컨트롤타워라 하지만 특허청은 물론 각 부처로 업무가 분산돼 명목상 하부 조직으로 전락했다. 실제 산업재산권 등과 관련해서는 특허청, 저작권은 문화체육관광부, 식물신품종과 지리적 표시 및 유전자원 등은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다. 거의 모든 부처가 지식재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셈이다. 지재위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늦었지만 위상을 높여야 한다. 지식재산 강국이 아니면 4차 산업혁명도 사상누각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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