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청와대 경제보좌관 임명과 맞물려 역할론이 다시 불거졌다. 청와대는 최근 박복영 경희대 교수를 신임 경제보좌관으로 임명했다. 전임 주형철 보좌관 사임 이후 두 달 만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보좌관 역할에 주목한다. 전임자들이 자리에 비해 큰 역할을 못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초대 경제보좌관인 김현철씨는 대선 캠프 때부터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렸지만 신남방 정책 관련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이어 주형철 보좌관도 기업인 출신으로 풍부한 산업경험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역시 재임 기간이 짧아 아쉬움을 남겼다.
1년을 넘기지 못하는 경제보좌관을 놓고 뒷말이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수석이나 비서관과 달리 확실한 역할이 없기 때문이다. 정책실장, 경제수석은 물론 일부 비서관 등과 역할이 겹치면서 신남방과 신북방 경제정책에 집중했다. 하지만 신남북방 정책은 큰 이슈가 없어 주목을 받지 못했고 최근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경제보좌관은 이번 정부에서 정책실장과 함께 의욕적으로 만들어진 자리다. 정책실장의 경제보좌는 물론 거시경제 운용방향과 점검 등이 목적이다. 신설 당시부터 역할 자체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했다. 불명확한 역할은 이미 예견되었던 셈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신임 박 보좌관은 당장 코로나19로 다급한 수출 기업을 돕는 업무부터 착수했다고 한다. 통상전문가라는 점을 감안해 외교와 통상업무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곁가지 업무에 치중하지 말고 이번 정부 3대 경제정책의 하나인 혁신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혁신성장은 경기악화와 소득주도 성장에 밀려 사실상 사문화된 정책으로 전락했다. 정책실장과 경제수석도 더이상 혁신성장을 거론하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정책이지만 책임지고 밀어붙이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혁신성장 없이는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와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모호한 경제보좌관 역할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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