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행 스타트업 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매출이 평소대비 20% 수준까지 떨어진 곳이 많다. 상당수 기업이 구조조정 및 무급 휴직에 돌입했다. 정부가 투입한 정책자금 대출에서도 소외되고 있어 타격이 더 치명적이다. 전통 호텔·숙박업과 달리 부동산 담보가 없어 코로나19 긴급대출이나 관광진흥기금 대출에서도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여행 스타트업 업계가 정부 및 지자체에 정책자금 집행 요건 개선을 요청 중이다. 국가적 재난에 가까운 현 상황에서는 담보대출 요건을 완화하고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타격이 가장 심각한 제주 지역 스타트업들이 앞장섰다.
남성준 제주스타트업협회 협회장은 "은행에 수천억 공적 자금이 투입돼 있어도 막상 우리 같은 스타트업에게는 대출 사각지대"라며 “작은 스타트업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며 경제 주춧돌이 사라진다. 공적자금 투입처럼 과감한 대출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나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출발한 스타트업들은 자영업 소상공인과 비교해도 대출이 더 어렵다. 단기간 수익 창출이 아니라 성장을 목표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당장 재무제표는 적자인 기업들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예약 상품들에 대한 취소가 이어지면서 당장 환불자금을 마련할 방안도 속수무책이다.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투자금 용도가 제한돼 있어 돈이 있어도 직원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는 처지에 빠졌다. 당장 이달 말 급여일이 고비다. 잠정 휴업을 결정할 것인지, 성수기인 여름까지 버틸 것인지 고민이 깊다. 막상 성수기가 와도 침체된 여행산업이 즉각 살아날 것이라 낙관하기 어렵다.
남 협회장은 “투자사들은 스타트업 현금흐름을 보겠다며 구조조정을 서두르라는 입장이고, 정부는 고용을 유지하면 돕겠다는 상황이라 엇박자가 나고 있다”며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IR이나 신규 투자유치도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야놀자·여기어때 등 기초체력을 갖춘 중견 여행 스타트업도 타격이 적지 않다. 항공·펜션·숙박·액티비티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버티고 있지만 사태 장기화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야놀자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 가맹업주에 상생 지원책으로만 이달 수십억원 비용을 집행했다. 여기어때는 예약취소 수수료 면제 가맹점을 300곳에서 800여곳 규모까지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상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어떤 마케팅도 시도하기 어렵다”며 “여행을 촉진하는 것 자체가 이 시국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난이 나올까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