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MRI 등 USB 담아 휴대해
어떤 PC에서나 2초 내외로 쉽게 조회
출장·외교관계자 활용 방안으로 주목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국발 여행객 대상의 빗장을 거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라드카드'가 전면 입국 금지를 돌파할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휴대용 저장장치(USB) 형태로 개인건강기록(PHR)을 제공, 세계 각국의 출입국 심사 시 개인별 건강 상태에 대한 검사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라드카드'는 개인건강 기록을 담는 의료용 카드다. 건강검진 정보부터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엑스레이(X-RAY) 등 개인 진료 기록을 담아 휴대할 수 있다. CT 영상 등을 보려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같은 고사양 솔루션이 필요하지만 '라드카드' 자체에 내장된 프로세스로 어떤 PC에서나 조회할 수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집적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으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가 결합됐다.
'라드카드'는 집적회로(IC) 일종인 시모스(CMOS)와 초고밀도집적회로(VLSI) 아버지로 불리는 캄란 에슈라기안 박사가 개발했다. 그가 집필한 반도체 집적 설계 원론은 세계 1500개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어로 번역해 교재로 썼다. 에슈라기안 박사가 창업한 아이데이터맵은 '라드카드' 연구개발(R&D)을 수행한다. 이 기술을 가져와 '라드카드'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곳은 한국 기업이다. 라드카드코리아는 '라드카드'에 대한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라드카드'는 입국 금지를 풀 해결책으로 주목된다. 현재 출입국 심사 시 건강상태 확인은 발열 확인, 건강증명서 제출 수준에서 그친다. '라드카드'를 활용하면 실제 의사와 병원으로부터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결과를 출입국 관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라드카드' 내 정보 확인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2초 정도다.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 한해 입국을 허용할 수 있다.

잠복기 이슈가 있지만 중요한 해외 업무로 반드시 출국해야 하는 기업 관계자와 긴급 파견 요원, 외교 관계자 등에 대한 100% 입국 금지를 돌파할 수단으로 고려된다. 최근 정부도 한국발 여행객 입국 금지 국가가 114개국으로 늘어남에 따라 반드시 외국을 방문해야 하는 국민 대상으로 코로나19 무증상 건강상태 확인서 발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인 기관과 병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건강 상태를 인증하면 입국 금지를 비롯한 입국 제한, 격리를 면제하는 방안을 낼 수 있다.
'라드카드'는 애초에 개인용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구현한다는 목적으로 출시됐다. 개인건강기록을 정보 주체인 개인이 갖도록 지원한다. 특정 병원에 대한 종속도를 줄인다. 국내외 병원에서 어떤 의사를 만나든 본인이 개인건강 정보를 제공해 진단 정확도와 치료 속도를 높인다. 병원이 보유하던 건강기록 시스템을 개인에게 준다.
현재 필리핀 남부 국립 병원은 환자 300만명의 정보를 라드카드에 저장했다. 중동과 유럽도 무감염 확인과 변종 바이러스 대응 시스템에 '라드카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라드카드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지원해 119 구급대원 등 의료 인력이 카드를 스마트폰에 대면 개인 혈액형부터 긴급 의료 정보를 확인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카드에 담긴 정보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백업한다. 개인건강기록을 본인이 평생 동안 관리, 의료 빅데이터 관련 이슈에서 보안 우려를 해소한다.
고경원 라드카드코리아 대표는 “'라드카드'가 잘 활용되면 3차 의료기관에서 독점하는 의료 정보를 1·2차 의료기관이 공유해 환자에게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해외 여행객과 해외 파견 인력에 대한 건강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도 있다”면서 “'라드카드'가 코로나19로 인한 전면 입국 금지 사태에서 대안으로 쓰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