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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홍채에 이어 안면 인식이 새로운 생체인식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안면 인식은 원거리 인식이 가능하고 손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의성이 뛰어나다. 비접촉식이어서 위생 문제나 전염병 감염 우려도 적다. 중국에서는 이미 이커머스 결제, 출석 확인, 보안 분야 등 다양한 적용 사례가 있다. 중국의 안면 인식 스타트업 가운데에는 딥글린트(格靈深瞳)가 가장 유명하다.

최근 현대차는 418억원을 투자, 딥글린트 지분 6.48%를 전략 투자 측면에서 취득했다. 현대차에 안면 인식 솔루션을 딥글린트로부터 받아서 적용할 목적이다. 투자 당시 이미 딥글린트 회사 가치는 6500억원이고, 중국의 또 다른 유니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딥글린트에 59억원을 함께 투자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인식 분야 선도 스타트업 딥글린트의 안면인식 솔루션은 50m 거리에서 10억명 가운데 1명의 얼굴을 1초 안에 판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우선 현대모비스와 딥글린트의 기술 협력은 안면 인식을 활용한 차량 보안인증,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등 서비스 중심으로 계획될 예정이다.

씨유박스는 AI 안면 인식 및 영상 인식 전문 기업이다. 공항 솔루션 및 생체인식 장비 분야에서의 독보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산화에 앞장서 왔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인천국제공항에 자동출입국심사대를 100% 공급해 왔고, 4대 정부종합청사에도 안면 인식 단말기를 100% 공급하는 등 국내 안면 인식 기반 보안 산업을 선도해 왔다. 해외에서도 몽골, 베트남 등에 시스템 구축 성과를 올렸다. 올해부터 대형 건물과 기업 등 민간 안면 인식 보안 영역에도 진출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씨유박스는 인천·제주·김해 공항 등에 이미 자동출입국심사대 200여대를 구축했다. 현재 출입국심사대 일부에 설치된 무인 장비에 여권을 댄 후 얼굴로 본인 확인 절차를 마칠 수 있다. 씨유박스 알고리즘은 실시간 비디오를 위한 안면 인식 솔루션으로 다양한 공항에서 적용 경험을 통해 얼굴이 움직이거나 어려운 각도, 조명 상태가 좋지 않거나 일부분 가려진 얼굴 등 어려운 조건에서도 실시간으로 수백만개 얼굴을 탐지하고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인식 이후 모든 안면 인식 정보와 얼굴 이미지 데이터는 암호화된다. 지난해 말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 때 안면 인식 장비 17대를 투입해 행사 참가자 2만여명을 보안 검색, 오인식률 제로를 기록해 호평을 받기도 있다. 씨유박스는 동남아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의 레퍼런스 및 축적된 경험으로 볼 때 진출은 곧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면 인식 기술이 적용돼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AR)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에 기술을 제공한 알체라도 유망한 안면 인식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알체라는 산불 등 화재 영상 인식 시스템, 출입국 심사 안면 인식 시스템, 얼굴로 결제가 가능한 페이스 페이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알체라는 AI 기반 영상 인식 기술력을 인정받아 네이버 등으로부터 총 120억원을 유치했다. 삼성전자, LG CNS,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유명 대기업 고객도 확보했다. 최근 신한카드와 손잡고 안면 인식을 통해 신용카드 없이도 결제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신한카드 사옥 내 일부 상점에 시범 적용돼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AI 딥테크 원천 기술 분야는 상용화하면 부가 가치가 높다. 단지 상용화 시점까지 많은 연구개발(R&D)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다른 관점의 호흡 긴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AI 분야는 많은 학습데이터 세트를 구축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 경험을 줄여 가는 프로세스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회수 시점은 다른 응용 기술과 비교해 긴 편이다. 많은 스타트업 투자자가 원천 기술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좀 더 기울이길 바란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