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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남 재료연구소 항공우주재료연구센터장

“항공우주 소재기술은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분야입니다. 모빌리티(UAM), 우주발사체 등 급성장하는 차세대 항공우주산업에 대응하려면 국가 역량을 결집해 기반 기술로 육성해야 합니다.”

권용남 재료연구소 항공우주재료연구센터장(책임연구원)은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우주항공소재 분야에서 15년 이상을 연구개발에 매진해 온 항공우주소재 전문 과학기술인이다.

권 센터장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다수 항공기용 부품과 제작 공정을 국산화한 주역이다. 현재 항공기 설계에 필수인 각종 소재 물성을 현장 요구에 맞게 생성하는 연구를 통해 항공기 소재 국산화 가능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권 센터장은 “최근 운항 금지된 보잉737 맥스 기종처럼 사용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문제가 항공기 결함의 주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항공기 기본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소재와 부품 기술”이라 설명했다.

에어버스 첨단 항공기 A350의 경우 150여종의 금속 합금을 포함해 수 만여 종의 소재가 사용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생산 가능한 소재는 일부에 그친,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가 'CES 2020'에서 플라잉카를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제시한 것을 포함해 국내 항공우주산업계에 전례 없는 혁신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항공우주소재산업은 해외 높은 기술 장벽으로 인해 일부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현실이다.

권 센터장은 “재료연 항공우주재료연구센터는 중소 소재기업과 협력해 티타늄 합금의 초소성 및 열간 성형기술을 국산화하고, 이를 국내외 항공부품 제조사에 공급해 소재 경쟁력을 입증했다. 또 KAI와 협력해 3D프린팅 기술을 항공기에 적용하기 위한 소재·부품 기반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로 확인한 것처럼 핵심부품 소재기술은 국가 주력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라 말했다. 이어 “항공우주용 핵심소재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10개 이내다. 특정 크기나 스펙은 수출을 금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항공우주산업용 소재 개발에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항공우주산업 성장속도는 여러 주력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 사회의 모빌리티는 기존 자동차에서 항공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

권 센터장은 “어떤 소재라도 시스템에 적용하려면 성능과 신뢰성 검증이 필수다. 우리나라는 국방 분야를 비롯해 신소재를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테스트베드를 갖추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재료연구소 또한 지난 5년간 항공우주용 소재·부품 시험평가를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했지만, 외부 협력 및 정부 차원의 투자 연계 부진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항공우주용 소재 개발은 더딘 상황”이라며 “항공우주 소재부품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학연관 협력과 정부의 지속적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