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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총회가 다음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전자투표제 도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전체 30%를 차지하는 일반 주주들 표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매간 경영권 분쟁중인 한진칼의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반 조원태 진영 지분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3.45%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군'의 우호 지분(31.98%)과 1%포인트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나머지 주주 과반 찬성을 얻어야 안건이 통과되는데, 지난해 주총 참석률(77.18%)을 기준으로 하면 최소 38~39% 찬성이 필요하다.

조 전 부사장·KCGI(강성부펀드)·반도건설 '3자 연합'은 조 회장 측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공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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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칼의 전자투표제 도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 재임 당시인 2019년 3월에도 경영참여 의사를 밝혔던 KCGI가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주총에서의 전자투표 도입과 관련해 한진그룹은 결정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총 참석률이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속내는 다르다. 일부에서는 조 회장 측이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주가 상승 가능성 을 감안하면 소액 주주 표심이 KCGI 측으로 쏠릴 것을 우려해 전자투표를 반대한다고 보고 있다.

또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 회장 측이 전자투표제 신설을 원치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자투표제를 한 번 도입하면 계속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전자투표제는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액주주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