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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이미지 전쟁이다. 기성 정치에 지칠 대로 지친 유권자를 향해 '나는 다르다' '우리 후보는 다르다'라고 호소한다.

이미지 쇄신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재영입이다. 새로운 얼굴, 새로운 가치, 새로운 정책으로 무장한 인재영입은 선거에 새바람을 불어오게 한다.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의 인재영입도 가속도가 붙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경쟁하듯 새 얼굴을 선보였다.

문제는 모든 인재영입이 유권자 표심을 가져오진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역풍이 불기도 한다. 자유한국당은 21대 총선 인재영입 시작점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재영입 당사자의 발언에 지지층의 반발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한국당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부터 삐걱댔다. 공관병 갑질 파문의 당사자인 박 전 대장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반대했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도 금이 갔다. 그러나 박 전 대장은 연말 한국당에 입당했다. 총선 출사표도 던졌다.

한국당이 당 공약개발단원으로 위촉했던 '나다은 TV'의 나다은 대표는 3일 만에 해촉됐다. 여성 관련 인터넷 매채 편집국장 출신인 나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 발언 등이 알려지면서 한국당 지지층 비판이 거셌다. 그러자 한국당은 “당의 정체성과 기조를 기반으로 하는 공약 개발 활동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나 위원을 해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청년 대표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던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는 신보라 의원(비례) 비서관 남편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민주당도 청년과 여성, 장애인, 전문가 등을 인재영입했으나 잡음이 없지 않았다. 조 전 장관에 대해 비판성 발언을 한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는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당원, 지지층으로부터 날선 비판을 들어야 했다.

인재영입 5호 오영환 전 소방관은 반대로 조국 장관을 옹호했다가 야당은 물론, 조 전 장관을 성토하는 이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그는 조 전 장관의 자녀문제를 모든 학부모가 당시 관행적으로 해온 행위라고 옹호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그는 “말을 신중히 하겠다”며 한 발 물러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정치와는 거리가 있던 참신한 얼굴만을 쫓는다”면서 “빅리그로 '스카웃' 당하는 영입대상 입장에서도 소신있는 정치보단, 당의 뜻을 따르는 '말 잘 듣는 얼굴마담'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