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성큼 다가온 일상, 초연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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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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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7월 국내 스마트폰 이용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77.9%가 “4G도 스마트폰 이용에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반면에 5G 전환과 예정자는 대체로 '빠른 네트워크 속도'에 교체를 결심했다고 답했다. 이는 5G 활용 사례가 소비자 일상에서 체감할 만큼 충분히 제시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지난해 5G는 주로 속도에 치중해왔다. 무수한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고 기존 4G와 차별성도 실감하기 어려웠다. 올해를 5G 원년으로 보고 있다. CES 2020에서 윤곽을 드러낸 5G도 속도보다 연결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피부에 와 닿는 일상의 초연결이 열리고 있다.

김광회 넥스트데일리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초고속을 지나 초연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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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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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G는 수많은 싱즈(Things, 사물) 중심에 서 있다. 수많은 사물이 5G로 연결되자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속도도 지난해보다 더 빨라진다. 특히 올해는 미디어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업종을 불문한 협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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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CES 2020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The Sero)를 살펴보고 있다. SK텔레콤은 별도 전시관에서 삼성 더 세로를 통해 5G 영상통화 서비스 콜라(Callar)를 시연했다. [사진=삼성전자]

TV는 8K 해상도 콘텐츠를 5G를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할 준비를 마쳤다. 아직은 부족한 8K 콘텐츠를 보완하는 인공지능(AI) 화질·음향 업스케일링 기술을 갖춘 8K TV를 혁신이라 평가할 수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평면 기준에서다.

5G는 이미 최대 12K 콘텐츠 전송이 가능하며 평면을 넘어선 3차원 실감형 콘텐츠까지 받아들일 곳을 찾고 있다. 새롭게 달라질 일상에서 미디어는 이제 평면에서 입체로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다. 화면은 다소 작을지 몰라도 끊김 없는 8K급 이상 실시간 스트리밍을 이동하면서도 즐기게 된다. 노트북이나 자동차처럼 이동성이 뛰어난 사물은 올해 들어 스마트폰에서나 쓰이던 5G 모바일 칩셋이 탑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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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이어, 국내에서 개발한 플라잉카도 올해 CES에서 등장했다. 2028년 상용화 예정인 현대자동차의 플라잉카는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는 5G 커넥티드카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엔가젯]

드론이 일상화된 만큼 5G 기반 차량사물통신(V2X) 주역은 더 이상 도로 위를 활보하는 차량만 의미하지 않는다. 도시 일상에 최적화된 비행기나 선박까지 다양화되고 누구나 도시에서 공용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탑승하는 미래형 '어반 모빌리티(Urban Mobility)'가 한 발짝 더 다가왔다. 이를 통한 V2X도 스마트 시티의 매개가 될 전망이다.

◇초연결, AI와 AI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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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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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자율주행'은 지난해만해도 일상에서 접하게 될 가장 앞선 AI의 하나였다. 이제 이 진화한 AI가 집 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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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5단계(왼쪽)와 LG전자 인공지능 발전 단계. 추론단계는 지금까지 개발된 자율주행 4단계와 가까운 개념이다. LG전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엘레먼트 AI와 함께 이 같은 AI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자료=LG전자]

올해 CES에서 윤곽을 드러낸 수많은 사물에는 AI가 거의 빠짐없이 적용됐다. 5G가 IoT에 자리를 잡으면서 더욱 진화한 AI가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고 이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 일상과 가장 가까운 가전에 적용된 AI는 개인화 단계를 넘어 추론 단계로 넘어갔다. 업계는 이 변화를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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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CES 2020에서 삼성전자 전시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푸드 AI가 적용된 패밀리허브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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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CES 2020에서 LG전자 전시관를 찾은 관람객들이 누구나 쉽게 집안에서 채소를 키울 수 있도록 복잡한 재배과정을 자동화한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로봇이 음식을 만드는 건 기본이다. 냉장고는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스스로 인식해 맞춤 레시피를 추천하거나 부족한 식자재를 인터넷 주문하고 스스로 고장 가능성까지 예측해 보고한다. 식물재배기는 냉장고로부터 명령을 받아 향후 부족할 식자재를 재배하고, 세탁기는 내용물을 판별해 옷감 손상 없는 최적 코스로 빨래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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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Ballie)는 사용자나 반려동물과 친구처럼 지내며 인과 학습을 하고. 이를 토대로 상황을 파악하며 연결된 모든 주변기기를 통제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시행한다. [사진=삼성전자]

모든 가전에 추론 능력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적용된 AI에 따라 등급도 나뉘게 되고 높은 등급의 AI는 하위 단계 AI를 통제할 수도 있다. 올해 CES 기조연설에서 첫 선을 보인 로봇 '볼리'는 더 많은 권능을 부여받은 AI가 인간처럼 다른 AI에게 명령할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이 같은 발달된 AI끼리는 서로 소통하며 스스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다가오는 초연결 시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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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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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S에서 선보인 신제품이 5G 대중화에 기여한다고 보기엔 아직 의문이다. 혁신은 많았지만 대부분 프리미엄 제품군에 머물렀고 모든 소비자를 품기에는 여전히 한정적이다. 5G로 실현될 새로운 세상과 가치는 올해 들어 더욱 구체화됐고 체감할 정도가 됐지만 혁신 가속화로 제품 생애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신제품 구매를 통한 새 경험은 높아진 기술 수준과 함께 진입장벽마저 높이고 있다.

신제품 개발에서, 기존 제품을 AIoT에 편입시킬 방안까지 고려돼야 함을 시사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형 모듈을 구제품에 달아 AIoT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초연결을 통한 5G 대중화에도 탄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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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의 프라이버시 관리자 원탁회의 모습 [사진=트위터 @ParkerOrtol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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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해킹 피해가 PC에 저장된 데이터가 볼모로 잡히는(랜섬웨어) 정도였다. 그러나 가전까지 개방된 초연결 시대가 열리면서 사생활마저 볼모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사용자 데이터를 무단 수집하거나 관리소홀로 문제가 된 기업의 해이한 디지털 윤리의식은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일으키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애플은 28년 만에 CES에 참가하며 아이폰의 보안성 카드를 꺼내 들고 사생활보호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사생활 보호는 올해 CES에서 논의된 주요 안건이기도 했다. 편리함 속에 잊고 지냈던 불편한 진실을 다시 한 번 주지시킨 것이다. 이미 애플을 비롯한 수많은 IT기업은 AI까지 보안에 동원하며 사생활보호 기술력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사생활 없는 기술은 이제 경쟁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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