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분야 기술 진보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라 글로벌화가 확산되면서 국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기업 혼자만으로는 빠른 기술변화에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대학과 공적 연구기관을 기술 개발과 인재 공급을 위한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선진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대학, 공적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은 공적 연구기관인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산업계, 출연연과 대학, 출연연·산업계·대학의 공동 협력을 의미한다. 산학협력은 대학과 산업계 간의 협력을 말한다.
우리나라 대학은 '산학협력법 제25조'에 근거해 산학협력을 담당하는 전담 조직으로 산학협력단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많은 대학은 산학협력단의 주도 아래 계약학과, 학교기업, 기술지주회사 등 혁신적인 제도를 도입해 산학협력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2017년 '대학산학협력활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산학협력단은 211개, 전문대학 산학협력단은 145개에 달하고 있다. 모두 356개 산학협력단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기업체로의 기술이전 건수는 4310건, 대학 기술지주회사는 69개, 자회사는 704개에 이른다. 대학에서 산학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다.
대학과 산업계간 협력에 비해 산학연 협력은 아직도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8년 10월 산학연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산학연 협력 정책 전반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위원회는 '혁신성장 동력으로서 산학연협력 활성화'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인재양성, 기술이전과 사업화, 창업, 산학연협력 인프라 구축의 4개 분야에서 4대 전략과 12개 과제를 제시한 '산업교육 및 산학연협력 5개년 기본계획(2019∼2023년)'을 심의 의결했다.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는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과학기술 출연연과 산업계·대학 간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하는 대책을 담은 '2019년도 산학연협력 시행계획'도 마련했다. 시행계획은 잠재기술 이전·사업화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의 외부기술도입 연계형 연구개발 활성화, 공공기술의 산업계 이전 및 후속개발 활성화, 대학·출연연의 기술이전·사업화 지원, 기술수요-공급간 연계지원을 위한 기술교류네트워크 활성화 등 대책을 담았다.
산업교육 및 산학연협력 5개년 기본계획이 착실히 시행되면 산학연 협력은 점차 활성화될 것이다.
산학연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과학기술 출연연에도 대학의 산학협력단처럼 통일된 산학연 협력 전담 조직을 설치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 출연연은 산학연 간 협력 조직이 대학의 산학협력단처럼 일원화돼 있지 않다. 출연연별로 각각 별도의 다른 이름, 다른 규모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대학의 산학협력단 관련 조항을 벤치마킹해 각 출연연 내에 산학연 협력창구로서 '산학연협력단(가칭)'을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산학연협력단에 출연연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임무를 맡기면 된다. 협력단은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기업과 공동사업화, 기업과 공동 연구소 기업 설립, 인재 양성을 포함한 대학과 협력, 연구원 창업 등과 관련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출연연별 산학연협력단은 협의회를 만들어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도 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대학산학협력활동 조사보고서'처럼 출연연 산학연협력단의 성과를 국가과학기술연구회를 통해 조사보고서 형태로 매년 발표함으로써 정보 공유와 축적을 꾀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 출연연 산학연협력단을 통해 한국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박문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ideafind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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