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격변의 자동차, IT 융합과 스피드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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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은 격변기를 맞았다.

자동차의 심장이라 부르는 핵심이 엔진에서 모터로 바뀌고 있다. 자동차 동력은 화석연료에서 수수와 전기로 전환되고 있다. 자동차 경쟁력은 기계를 넘어 정보통신기술(ICT)이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자동차의 변화는 다양한 부가 가치 산업 창출은 물론 직업군 변화까지 예고하고 있다.

자동차의 미래 진화 과정과 성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도 큰 이견이 없다. 표현만 조금씩 다를 뿐 친환경, 자율주행, 커넥티드, 스마트 등이 향후 자동차 대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기자는 자동차를 PC와 스마트폰의 뒤를 잇는 가장 강력한 디바이스로 본다.

1990년대 초반에 PC가 가정용으로 등장하면서 엄청난 판매량을 올렸다. PC 성장세는 모니터와 주변기기 시장을 창출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도 견인했다. PC에 기반을 둔 다양한 직업군도 생겨났다.

10여년 전에는 스마트폰이 등장, 산업을 뒤흔들었다. 스마트폰은 네비게이터,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등 여러 기종을 대체했다.

스마트폰은 반도체 용량을 키웠고, 디스플레이 고도화를 이끌었다. 별 관련이 없어 보이던 핀테크, 생체 인식 같은 이종 기술까지 흡수하면서 점점 강력해졌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에 기반을 둔 서비스와 비즈니스가 창출됐다. 게임과 콘텐츠 산업의 비약 발전도 스마트폰과 함께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스마트폰 없이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자동차다. 100년이 넘은 핵심 이동수단이면서 향후 미래 정보기술(IT)을 이끌 핵심 기기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자동차 기술에다 빅데이터와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같은 새로운 기술을 흡수하고 있다. 완성차업계의 경쟁력 다툼은 이제 이동 편의성에서 여러 ICT를 통한 차별화로 흐르고 있다.

자동차 부문의 변화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반도체와 맞먹는 큰 산업으로 키울 것이다. 자동차용 통신, 자동차용 반도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용어와 함께 자동차 생태계도 급팽창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이 모두 자동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자동차 분야가 성장성이 높고 기술 진화 방향이 예측 가능한 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남들보다 한발 앞선 신기술을 선보이지 않고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안전성에 중점을 둬 온 자동차 산업도 ICT의 '속도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직 계열화된 생산 구조도 바꿔야 한다. '협력사-계열사-완성차 제조사'로 이뤄진 기존 사슬체계에서는 이업종 기술을 빠르게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업종은 물론 때로는 경쟁자와도 협력사는 '각자도생'과 '합종연행'이 상시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다.

자동차는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좋은 완성차를 만들어 팔기만 하던 때는 지났다. 완성차 업체가 직접 차량공유 서비스를 만들고 카인포테인먼트, 자동차 결제에까지 직접 뛰어들고 있다. 서비스로 소비자 효용을 높이고 부가 가치를 만들지 않고는 미래 자동차 시대에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자동차는 격변기를 맞았고, 경쟁은 계속 치열해질 것이다. 가장 필요한 것은 ICT 융합과 스피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ICT에 강점이 있고, 신기술에 우호적이다. 이를 잘 살려야 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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