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동 앞둔 SK이노 울산 'VRDS'…최태원 회장 "저유황유 수요 대응" 힘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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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울산 복합단지 내 VRDS. [사진= 류태웅 기자]

“최태원 회장이 2개월여 전쯤 방문했을 때만 해도 공정률은 약 50%에 불과했다.”

지난 29일 찾은 SK울산 복합단지 내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퍼즐 맞추듯 층층이 쌓아올려진 배관과 기계장치들은 일반 건물 6층 높이까지 올라와 있었다. 기계와 철로 만들어진 '미래 도시'가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관을 이은 길이만 총 240㎞에 이른다”며 “북한산 백운대를 287개 합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치된 기계 장치 무게는 총 2만8000톤으로, 15톤 관광버스 1867대 수준”이라며 “토목 공사에만 콘크리트 2만8000㎥이 투입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공정률은 99%다. 불과 2개월 후면 기계적 완공까지 마치고 상업생산에 돌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건설 과정에서 애로도 많았다. 장치 핵심인 리액터(반응기) 수입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공급처인 이탈리아와 유럽에서 공급 예정이던 올해 5월보다 두 달 넘겨 이를 보내왔다. 이보다 앞서 토목 기초 공사는 지연됐다. 울산시 레미콘 차량 기사들이 파업에 돌입, 콘크리트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이를 극복한 데는 그룹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 한 현장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불과 몇 달 전 측근들만 거느리고 사업 현장을 찾았다”며 “공사 관련 브리핑을 받고 별말 없이 직원들을 격려하고 돌아갔다”고 귀띔했다.

SK그룹은 VRDS에 1조원을 투입했다. 2020년 1월 1일 국제해사기구(IMO) 선박 연료유 황 함량 규제가 시행되는데 맞춰 폭발적으로 늘어날 저유황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공기일을 앞당긴 것도 이런 이유다.

VRDS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와 저유황유를 생산한다.

설비가 완공되면 그룹 실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간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 일산 4만 배럴 규모 저유황유가 생산, 판매된다.

세계 시장조사업체 팩츠 글로벌(Facts Global) 등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대체되는 선박용 고유황유 규모는 하루 350만배럴로, 이 중 56%인 200만배럴이 저유황유나 선박용 경유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그룹은 저유황유 수요 공략을 위해 VRDS 운용을 포함, 해상 블렌딩과 스크러버 설치 지원 등 세 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VRDS 기반으로 IMO 2020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동북아지역 내 해상 연료유 사업 강자로 도약할 것”이라며 “친환경 녹색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한 사업 모델을 지속 개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성과를 지속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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