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 디자인계의 거장. 20년 가까이 이어지는 한국과의 인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이화여자대학교의 ECC (Ewha Campus Complex)가 아닐까 한다. 월드컵의 해로 기억되는 2002년부터 공사가 시작되었던 ECC는 2003년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과 만나 2008년 3월에 완공되었다.
과거 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복합단지 캠퍼스인 ECC가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이 우리나라에서 작업한 첫 작품이다. 시대를 앞서가면서도 자연친화적인 ECC는 완공되던 2008년 서울시 건축대상을 수상했고 이화여대의 상징이 되었다.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이다. 자국인 프랑스의 ‘파리 국립 도서관’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독일의 베를린,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본의 오사카, 오스트리아의 빈 등 각 나라 도시의 대표 건물들을 건축해 왔다.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공과대학(E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의 명예교수이기도 한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건축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아 여러 나라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지난 10월부터는 유네스코 세계 건축사 연맹(UNESCO-UIA) 공동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20년 세계 건축 수도(World Capital of Arcitecture)와 관련된 모든 활동들을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건축 디자인계의 거장이 지난 7일에 있었던 ‘2019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폐막식에 모습을 나타냈다. 내년에 있을 ‘제3회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의 차기 총감독으로 내정되어 서울 비엔날레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맡게 된 데에 따른 소감을 발표하기 위함이었다.
‘2019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폐막식의 공식행사가 끝나고 난 후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과의 단독 인터뷰
기자는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이 건축한 ‘파리 국립 도서관’을 보기 위해 프랑스에 방문했던 적이 있다. 때문에 인터뷰를 그 이야기로 시작했다.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눈을 빛내며 “그래서 어떠했느냐?”라고 되물었다.
마치 네 권의 책을 세워서 마주 보게 하는 듯한 형태의 ‘파리 국립 도서관’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건물이기에 규모 자체가 압도적이었다. 그에 대해 답하며 직접 ‘파리 국립 도서관’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영광이었고 인터뷰에 응해 주신 것에 대해서도 영광이라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여러 건축 작업들을 진행한 것과 관련하여 ‘대한민국’에 대한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의 감상에 대한 질문에는 2003년부터 시작된 오래된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에게 기회를 준 ‘큰 고객’들에 대해 말을 꺼내기도 했다.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이 생각하는 ‘큰 고객’이란 커다란 규모의 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고객들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건축 사업이라는 것이 다른 사업에 비해 규모의 부분에 있어 많은 자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감독이 말하는 ‘큰 고객’은 하나의 구조물이 아닌 환경과 조화되면서도 한 걸음 앞의 미래를 내다보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고객들을 뜻하는 것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이화여자 대학교의 ECC (Ewha Campus Complex)가 그러했고 강남의 봉은사역과 삼성역을 잇는 영동대로에 만들어질 예정의 ‘강남 국제 환승센터’가 그러하다 하였다.
도시를 변경해 시민들에게 더 낫고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게 하고자 하는 공정에 따라 건축 사업을 통해 사회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각각의 관계를 개선 및 설정하는 것에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이 추구하는 본질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한 의미에서 서울시는 감독에게 ‘큰 고객’이라 했다.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서울시와 함께 하는 건축 사업을 통해 서울 시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동하기를 원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강남 국제 환승센터’ 작업에 대해 열정적으로 답해 주었다.
아울러 ‘제3회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영광이고 부담이라 말하면서도 해당 행사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도시 건축 비엔날레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덧붙였다.
■ 거장이기 이전에 친근한 아저씨 같았던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
사실 위의 인터뷰 내용 중 시작 부분을 제외하면 모두 우리나라에 대해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물었던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은 인자하고도 자상하게 우리나라에서의 지난 20여 년 활동과 현재 진행 중인 것들에 대해 세심한 답변을 주었다. 스스로가 길게 답변을 했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은 것도 잠시 자신의 철학과 건축 사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열의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남 국제 환승센터’의 설계의 기간에 대해 묻자 계획된 것처럼 큰 골자는 지난 1월에 마무리된 것이 맞지만 건축 사업에서 설계가 완성이 되는 시점은 없으며 세세한 부분들을 계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답해 주었다.
건축 사업의 설계라는 것은 우주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과 비슷하게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기에 건축물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설계가 계속되는 것이라 예를 들어 설명해 주기도 하였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축물들을 디자인하는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이기에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소유한 인물이지 않을까 인터뷰 직전 내심 걱정을 했던 것이 민망할 정도로 어딘가에 있을 듯한 프랑스 아저씨의 면모 보이며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로 대해 주었던 점이 무척 인상에 남는다.
친근한 이웃 아저씨 같은 느낌의 Dominique Perrault (도미니크 페로) 감독과 함께하는 ‘2021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와 ‘강남 국제 환승센터’가 있어 앞으로의 서울시가 더욱 기대된다.
전자신문 컬처B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