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외산에 의존하던 백내장 수술조명이 국산화됐다. 그동안 없던 내시경 형태 수술조명으로 개량한데다 수술 보조기기까지 결합해 효율성을 높였다. 미국,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 국산 수술용 의료기기 수출도 시도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큐라이트는 이달 중 백내장 수술용 조명차퍼 개발을 완료, 양상과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국내 의료진 검증을 거쳐 외산 수술용 조명 대체를 본격화한다.
오큐라이트가 개발한 제품은 망막수술에 쓰던 내시경 조명을 백내장 수술에 적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에서는 조명이 달린 현미경을 보며 인공 수정체를 삽입한다. 외부에서 눈을 비추기 때문에 환자 눈부심이 심하고, 조명이 안구 내부까지 투과하지 못해 의사 시야가 제한적이다.
이 회사는 내시경 형태로 안구 내부에 삽입해 망막까지 내부를 비추는 조명을 백내장 수술에 쓰도록 기기를 고안했다. 올 초 1차 제품 개발을 완료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 현재 국내 판매 중이다.
이달 중 개발을 완료할 2세대 제품은 1세대 제품에 수술 보조기구인 '차퍼'를 탑재한 제품이다. 차퍼는 기능을 상실한 수정체를 잘라내고 제거하는데 필수다. 조명과 제거기기를 하나로 합쳐 효율성을 높였다.
이 기기를 개발한 남동흔 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는 오큐라이트를 세워 사업화까지 시도했다. 국산 의료기기 시장은 물론 세계에서도 독자적인 장비를 개발,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남동흔 오큐라이트 대표는 “2세대 제품 개발을 조만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라면서 “내년 1월부터 판매할 2세대 제품은 조명과 차퍼를 합친 백내장 특화된 수술기구로, 그동안 없었던 혁신을 체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구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백내장은 2017년 기준 국내 수술 건수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환자가 많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정확한 수술과 부작용 관리가 중요하다. 오큐라이트는 안과수술에 국내 허가를 받은 데다 보건신기술(NET) 등재까지 유력한 상황이라 국내에서 신뢰는 어느 정도 쌓았다고 판단한다. 국내 종합병원과 안과전문병원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 내년부터 판매한다.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 5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내년 8월까지 목표로 하는 식품의약국(FDA) 허가 준비와 판매가 목적이다. 이어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협업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공략도 준비한다. 베트남 의사를 대상으로 백내장 수술용 조명 교육을 진행하면서 추후 판매까지 시도한다.
남 대표는 “내년 1월부터 베트남 의사를 대상으로 2년 동안 기기 교육을 제공한 뒤 현지 의료기관, 정부 등과 협업해 공급까지 타진할 예정”이라면서 “외산에 의존하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 국산제품 경쟁력을 입증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