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케이블TV, 냉정해야 한다

Photo Image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사업자와 케이블TV 업체의 인수합병(M&A)을 승인했다. 공정위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M&A,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2016년 시장 독과점을 이유로 SK텔레콤의 CJ헬로 M&A를 불허한 뒤 3년 만에 첫 방송과 통신 융합을 같은 날 동시에 의결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혁신 경쟁을 촉진시키고 방송과 통신 사업자가 급변하는 기술·환경 변화에 적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결합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년 전 SK텔레콤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공정위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시장 흐름이고 또 하나는 소비자 편익이다. 조 위원장은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불허한 당시와 달리 유료방송 시장이 급속히 디지털 중심 시장으로 재편됐다”면서 “M&A로 인한 소비자 편익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뒤집어 말하면 더 이상 변화를 거스를 수 없고, 이를 따르는 게 소비자도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예견된 M&A 결정이지만 현실이 된 이상 케이블TV업계는 냉정하게 상황을 봐야 한다. 케이블TV가 자칫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케이블업계는 줄어드는 가입자, IPTV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 상황, 넷플릭스 등 뉴미디어 플랫폼 등장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케이블TV 시장에 M&A 바람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유료방송업계의 '규모의 싸움'이 한층 가열될 것이고, 자본과 브랜드를 앞세운 통신사 주도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국회에 계류된 통합방송법까지 통과된다면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입자 독점과 지역 방송을 앞세워 아직 존재 이유가 있다고 위안할지 모르지만 기대만큼 그 시간이 길어 보이지는 않는다. 카운트다운이 사실상 시작됐으며, 이제는 정말 탈출 전략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그나마 자본과 브랜드 여력이 있을 때 '케이블TV 다음'을 대비해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