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 시대, 철강도시 포항 산학연관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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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이 지구촌의 모든 경제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구·경북 지역 기업의 대응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 소재 기업의 81.3%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준비하고 있지 못하며, 대응이 미흡한 이유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 부족(22.9%)과 인재 부족(22.7%) 때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사를 수행한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역 산업의 실질 성과를 위해서는 지역 기업이 자체 노력을 하는 만큼 지방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세계 수준의 철강도시 포항은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포항시는 최근 강소연구개발특구,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자유특구, 포스코 벤처밸리 등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각종 특구를 유치했다. 특구의 실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포항시, 포스텍, 한동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테크노파크 등으로 이뤄진 국가전략특구 추진단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각 특구에 기업이 입주하고 연구개발(R&D)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면 포항시는 4차 산업혁명의 기본 틀은 완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금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도시에 접목, 도시 자체가 혁신 성장 동력이 되는 '포항형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고 있다. 제대로만 된다면 포항은 환경, 재난안전, 교통 등 각종 도시 문제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해결하는 디지털도시로 변신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포항에서는 이들 사업을 뒷받침할 다양한 산·학·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장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고, 빅데이터 생성을 위한 빅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구현은 수많은 중소기업에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포스코는 또 벤처기업이 연구, 투자 유치, 기술 교류를 할 수 있는 벤처밸리 조성에 나섰다. 국내외 유망 기술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무려 1조원 규모의 벤처펀드도 2024년에 조성할 계획이다.

고급 인재 양성은 포스텍이 맡아야 한다. 포스텍은 최근 AI 석·박사급 고급 인력 양성 사업인 2019년 AI대학원 지원공모사업(2차)에 최종 선정, AI 분야 인재 양성에 나선다. 한발 더 나아가 블록체인 캠퍼스 구축, 'AI과목 이수의무화' 확정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포항테크노파크도 역시 스마트 디바이스, 로봇,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신소재 등 지역 전략 산업 전반에 대한 소프트웨어(SW) 산업 활성화 정책을 수립하는 등 포항시 4차 산업혁명 붐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포항은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도시다. 이제 포항의 4차 산업혁명은 일관성 있는 중장기 계획,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원만한 정책 협력 등을 통해 힘차게 비상하는 일만 남았다. 지역 기업들은 포항시의 이런 노력에 부응, 4차 산업혁명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대학도 포항시의 4차 산업혁명 붐 조성에 적극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 특히 지역 인재 양성과 관련해 산·학·연·관의 차원 높은 협력이 필요하다. 최근 포항시가 포스텍, 한동대, 포항교육지원청, 포항테크노파크 등과 'AI·소프트웨어 미래인재양성' 업무협약(MOU)을 체결, 지역 사회를 고무시키고 있다.

산·학·연·관은 협약을 바탕으로 SW 핵심 인재 양성 및 확산을 위한 지자체 지원과 함께 AI·SW 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R&D 사업 등에 긴밀히 협력하고, 무엇보다 실행력 있는 후속 조치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이점식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jeom5801@pt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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