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대 과학기술원 연구 성과 제고, 시너지 고도화 등을 골자로 혁신안을 마련한다. 해외 연구중심 대학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지표가 하락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1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과학기술원 전략위원회'를 발족시키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혁신 방안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전략위원회는 과기정통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4대 과기원 현직 관계자 등 10명으로 구성했다. 위원장직은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맡았다. 지난 8일 킥오프 미팅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전략위는 △과기원 혁신 △과기원 연계성 강화 등 2개 분과로 구성됐다. 혁신 분과는 연구 성과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 4차 산업혁명 대응 관련 경쟁력 제고 방안 등도 검토한다.
연계성 강화 분과는 기관 간 시너지를 고도화하면서 지역 사회 기여도를 높이는 등 4대 과기원 역할 확대 방안을 수립한다.
과기정통부와 전략위는 올해 말까지 이 같은 내용 중심으로 전방위 혁신안을 마련, 내년에 본격 이행할 계획이다. 오는 2021년 KAIST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4대 과기원 혁신을 추진하다는 상징의 의미도 있다.
과기정통부가 4대 과기원 혁신에 착수한 것은 세계 연구중심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외 경쟁력 향상 속도가 더디고 행정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경쟁력에서도 글로벌 대학에 비해 뚜렷한 강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영국의 세계대학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20년 세계대학 순위에서 KAIST는 전년 대비 한 단계 하락한 41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대학 순위에선 상위 10위권 내에서 밀려났다. 국회는 4개 과기원의 차별성이 없고 중복 투자가 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전략위 활동이 4대 과기원 통합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과기원 소속 관계자는 “4대 과기원 통합은 규정, 물리적 통합 등 모든 측면에서 이행이 쉽지 않기 때문에 현재 전략위의 논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학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방위 혁신 방안을 마련, 조속히 이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