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빛의 성질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메타물질을 이용, 광파의 경로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집적회로에 응용할 수 있어 광학컴퓨터 실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와 박사과정 김민경 씨 팀이 하한 없이 넓은 광대역 주파수에서 작동하는 위상학적메타물질을 제시했다.
메타물질은 빛의 파장보다 작은 단위 구조체로 이뤄져 특이한 광특성을 나타내도록 디자인된 물질이다. 빛은 샘플 표면상태에 따라 쉽게 산란이 돼 손실이 큰데, 위상학적 메타물질을 통하면 샘플의 표면상태와 관계없이 빛이 산란 되지 않고 한 방향으로 흐른다. 이러한 표면파를 위상학적 표면파라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작동하는 주파수 대역이 상한·하한을 동시에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하한 없이 특정 주파수 이하 모든 주파수에서 작동되는 메타물질을 디자인해 위상학적 표면파의 작동영역을 넓혔다. 또 메타물질의 대표적인 장점은 광밴드구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특성을 활용하면 위상학적으로 다른 광밴드가 '점'이 아닌 '면'에서 만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위상학적 면을 가진 광학적 물질이 제시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구조체의 크기나 간격 또는 격자 모양 등 세부 디자인에 따라 위상학적 특정을 가지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했던 기존연구와 비교하면 세부 디자인에 관계없이 특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빛을 특정 방향으로 인도하는 웨이브 가이드, 소형화되고 안정화된 광집적회로 등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노준석 교수는 “하한 없이 넓은 주파수 영역에서 위상학적 표면파를 갖는 메타물질을 제시, 광컴퓨터 핵심인 광집적회로를 구현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1차원 이상의 위상 물질에 관한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ERC), 글로벌박사양성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