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차세대 초고속 교통수단 '하이퍼튜브'의 상용화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KTX를 뛰어넘는 상위 철도망으로, 2037년 전후 상용화 가능성이 전망된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총 127억원을 투입해 △자기부상 기반 추진 시스템 △초전도 전자석 △주행 제어 기술 △차체 설계·제작 등 4개 분야 하이퍼튜브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고 9일 밝혔다. 사업은 2027년까지 진행되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기관을 맡는다.
하이퍼튜브는 아진공(0.0010.01기압) 상태의 튜브 속에서 전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띄우고 밀어내 시속 1200km로 주행하는 미래 교통 시스템이다. 태양광 전력 사용 시 탄소 배출을 '제로(0)' 수준까지 줄일 수 있고, 서울부산 구간을 20분 내외로 연결할 수 있는 지역 간 초고속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앞서 정부는 하이퍼튜브 상용화 기술 실증사업의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예타)로 추진했지만, 핵심 기술 불확실성을 이유로 탈락했다. 이에 국토부는 2025년 자기부상 기술, 2026년 아진공 튜브 기술 개발에 순차적으로 착수한 뒤, 핵심 기술을 우선 확보하고 다시 예타에 도전할 계획이다. 예타 탈락으로 일정이 지연된 전북 새만금 지역에 조성될 예정이던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도,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재추진 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핵심 기술을 확보한 뒤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후 약 10년간 실증을 거쳐 2037년 전후에는 상용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국장을 위원장으로 한 '하이퍼튜브 핵심기술 개발 추진 TF'도 운영한다. 핵심기술 개발에 내실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민간 전문가와 함께 세부 분야별 연구성과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TF에는 GS건설,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산·학·연이 참여해 전자기 추진 선로, 초전도 전자석 시스템, 초고속 제어 기술, 부상·추진 차체의 4대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하이퍼튜브 상용화가 성공할 경우 기존 KTX·SRT보다 상위 개념의 '1티어 철도망'이 구성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하이퍼튜브가 장거리 핵심축을 담당하고, KTX·SRT는 2티어, 광역철도와 도시철도는 그 아래 등급으로 나뉘는 교통 계층화를 추진 중이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이번 연구개발은 '철로 위 비행기'라 불리는 하이퍼튜브 기술의 첫 발걸음으로, 지방소멸 위기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불과 20년 전 고속철도 기술을 수입하던 나라에서 이제는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하이퍼튜브 기술을 통해 글로벌 철도 경쟁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