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기업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기술입니다. AI는 사람처럼 경험으로부터 학습하고 축적되는 데이터로부터 스스로 성능을 향상합니다.”
11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제16회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첫 발제를 맡은 장병탁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교수)은 AI에 대한 정의를 이같이 내렸다. 도전과나눔(이사장 이금룡)은 기업가 정신 함양, 창업 생태계 육성을 비전으로 창조와 혁신, 나눔과 봉사를 핵심가치로 지난해 8월 출범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 간 바둑 대국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AI는 산업과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녹아들었다. 기업 고객상담센터 AI 기반 챗봇, AI를 활용한 자율운영 소프트웨어(SW) 등이 대표적이다.
장 교수는 “환경 상호작용을 통해 획득한 경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델을 자동으로 구성해 스스로 성능을 향상하는 시스템이 바로 머신러닝”이라며 “어린아이와 동일하다. 머신러닝은 사람 직관을 흉내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머신러닝은 AI 구현 방법 중 하나, 딥러닝은 복잡한 신경망 구조 기반 머신러닝으로 정의했다.
AI 발전으로 정보기술(IT) 인프라 변화 속도가 빨라져 예전에 프로그래밍해둔 IT 솔루션으로는 변화상을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끊임없이 개발을 거듭해야 하는데 사람의 속도가 AI를 따라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단순 반복작업은 AI에 맡긴다. AI를 직접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 장 대표는 “AI는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기술”이라며 “비즈니스에 필요한 데이터와 지식 등을 AI가 찾아 추천하고 실제 산업에 활용하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근대 AI가 합리론과 연역추론에 의한 전문가 중심 추론시스템 '기호주의 AI'였다면 현대 AI는 경험론과 귀납추론에 의한 딥러닝 중심 학습시스템 '연결주의 AI'다. 차세대 AI는 구성론과 동적추론에 따른 로봇 중심 인지시스템 기반 '인지주의 AI'가 될 전망이다.
AI 활용은 제약 개발, 법률 해석 등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임영익 인텔리콘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수십년 전부터 AI를 법률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지속됐지만 판사와 검사 등 법조인의 거센 반발 등에 도입이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법원이 AI 도입을 허가하자마자 리걸테크 스타트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세계 1500개 이상 기업이 창업을 했다. AI 처음과 끝은 검색인데 법률도 처음과 끝이 검색”이라며 AI가 법률 서비스 활용에 유리함을 설명했다.
실제 전자상거래 등 해외 유통 시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온라인 법률 분쟁을 해결, 비용을 절감하고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이베이는 매년 6000만건 이상 발생하는 전자상거래 분쟁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당사자 간 의견을 교환하고 스스로 합의에 도달하도록 설계했다.
월마트 역시 온라인 분쟁해결 방안(ODR) 솔루션을 도입해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그동안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법률 서비스가 바뀌지 않았지만 AI 등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고객 AI 활용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임 변호사는 “AI가 발전하더라도 AI 혼자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조건을 종합해 판단하는 능력은 인간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사람 중심 AI 활용을 강조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