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효수 서울대병원 교수 “메디 클러스터 플랫폼, 줄기세포 성공 요인”

줄기세포는 병들거나 노화된 장기, 세포를 재생시키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황우석 사태 이후 암흑의 10년을 보내다 최근 상업화에 근접한 성과가 나오면서 재조명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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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국내 줄기세포 권위자인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와 병원, 기업, 연구기관이 하나의 생태계에서 협업할 '메디 클러스터'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줄기세포 연구 역량은 국가 경제규모와 비례 하는데, 우리나라도 세계 10위권 줄기세포 연구 실력을 갖췄다”면서 “다만 연구 성과를 상용화하는 게 관건인데, 이 수준은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연구역량이 결실을 맺기 어려운 요인으로 강력한 규제를 꼽았다. 전 세계에서도 바이오 부문에서 우리나라 규제를 가장 보수적인 축에 속한다.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제 영역 규제는 더 강화됐다. 일부 출시된 줄기세포 치료제도 임상 효과를 검증할 충분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보니 의료 현장에서 적용도 더디다.

김 교수는 “일본은 연구 목적 임상은 물론 품목허가도 유연하게 제시하면서 세계 수준 줄기세포 역량을 확보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연구나 시판도 어렵지만, 출시 제품도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보니 환자가 일본에 가서 줄기세포 치료제를 맞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줄기세포를 포함한 재생의료가 100세 시대 구현 열쇠로 작용하면서 관심이 높다. 작용 기전은 물론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사후 관리 등 비용을 수반한다. 국가 차원에서 규제 합리화와 대규모 R&D 투자가 불가피하다.

그는 “줄기세포 치료제는 일반 화학합성 의약품과 달리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오염을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든다”면서 “생산 비용이 워낙 높다보니 약 값도 비쌀 수 밖에 없는데, 정부가 연구 단계는 물론 처방 과정에서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민간 노력도 강조된다. 김 교수는 수요 발굴과 임상적용, 모니터링 등 비중이 큰 병원을 중심으로 기업, 연구기관이 화학적으로 결합한 '메디 클러스터'가 방법이라고 제시한다.

그는 “2007년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사업단을 운영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는데, 상업화를 위해서는 기업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면서 “대웅제약과 관련 기술을 활용한 실용화 과제를 진행 중인데, 병원과 기업 간 협업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 줄기세포 실용화 사업단을 운영하면서 기업과 협력 모델을 구축한 것을 경험삼아 메디 클러스터 조성에 본격 뛰어들었다. 2016년 초대 이사장을 맡은 재단법인 미래의학연구재단이 대표적이다.

그는 “줄기세포 등 미래의학이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려면 바이오벤처가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벤처캐피탈, 연구자, 기업가가 정보를 교환하고 글로벌 트랜드를 주시할 창구가 필요한데, 미래의학연구재단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단을 통해 회사나 기관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글로벌 연구 트랜드를 공유해 협업 채널을 구축해 병원 중심 메디클러스터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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