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이 파운드리 사업 매각과 병행해 전략적 제휴,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추진한다.
김영준 매그나칩반도체 대표는 26일 “지난 2월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 파운드리 공장인 팹4에 대해 '전략적 평가'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는데 그동안 이를 매각(M&A)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강했다”면서 “M&A 가능성뿐만 아니라 합작 법인 설립,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 다양한 옵션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매그나칩 최고경영자(CEO)가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 간담회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일각에서 특정 회사와의 매각 협상이 무산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사업 재편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자 CEO가 직접 설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준 대표는 미국 증권법 등 법적 이유를 들어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평가를 시작한 지난 2월보다 “대내외 환경 변화로 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졌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미-중 무역 갈등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한국 파운드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매그나칩이 운영하고 있는 8인치 팹(200㎜ 웨이퍼) 수요가 증가하는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사업 매각 외에도 전략적 제휴나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매그나칩은 '선택과 집중' 일환으로 파운드리 사업 재편을 논의했다. 과거 파운드리가 주력이었지만 디스플레이와 파워반도체가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설 정도(2018년 기준 56.7%)로 성장했다. 반면에 파운드리는 글로벌 경쟁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놓고 고민했다.
매그나칩은 지난 2015년에도 매각 등 파운드리 사업 재편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자체 투자 강화 쪽으로 결정한 뒤 파운드리 사업을 지속해 왔다.
매그나칩은 1979년에 설립된 LG반도체가 모체다. LG반도체와 현대반도체 합병으로 탄생한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거쳐 2004년 하이닉스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 분리를 통해 매그나칩반도체가 됐다. 외국계 투자사가 주요 주주로 있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