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정규 교수의 정신건강 즉문즉답] 공황장애, 약물치료가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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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공황장애, 약물치료가 필요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공황장애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이는 당뇨병에 약물치료가 필요한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당뇨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췌장의 β세포 기능 저하로 인한 인슐린 분비 또는 기능의 저하이다. 인슐린 분비 또는 기능 저하가 계속되면 고혈당이 지속되어 여러 가지 합병증이 유발된다.
당뇨병의 약물치료는 인슐린 기능을 증가시켜 혈중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고 당뇨 합병증을 경감시킨다. 물론 당뇨병은 식이, 운동, 심리적 스트레스 등의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황장애는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발생한다. 특히, 공황장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황발작은 뇌의 불안 경보기인 뇌간의 청반(locus ceruleus)이 지나치게 예민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는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세로토닌(serotonin), 가바(GABA, γ- aminobutyricacid) 등의 신경전달물질 시스템 이상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 시스템 이상이 지속되면 죽을 것 같은 공포 불안의 공황발작 고통이 반복 될 뿐 만 아니라 여러 가지 합병증이 유발된다. 다시 말해 공황장애는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만성화되고, 만성화되면 40 ~ 80%에서 우울증, 20 ~ 40%에서 알코올 중독이 합병되는 등 여러 합병증과 자살의 우려도 커진다.
 
공황장애의 약물치료는 신경전달물질 시스템 이상을 조정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죽을 것 같은 공포 불안의 공황발작을 예방하고 공황장애 합병증을 막는다. 물론 공황장애는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조건화된 공포 불안 반응 행동을 조절하는 인지행동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공황장애 약물치료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은 많다. 또한 전반적인 정신과 약물치료에 대한 편견도 많다. (☞ 사공정규 교수의 정신건강 즉문즉답 : 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되나요? 칼럼 참조)
 
이제 각설하고 공황장애의 약물치료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공황장애 약물치료의 일반적인 목표는 공황발작을 예방하고, 이후 나타나는 인지 행동적 증상과 합병증을 막는 것이다.
 
공황장애의 약물치료에는 크게 두 가지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된다.

첫 번째는 항우울제이다. 공황장애 환자들 중에서는 종종 항우울제 약물 처방을 받고는 ‘나는 공황장애인데 왜 항우울제를 먹어야 하느냐’고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항우울제는 이름 그대로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항우울제의 일부는 항공황 기능이 있다. 항공황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우울제 약물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e Reuptake Inhibitor : SSRI),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 SNRI)로서, 뇌 신경 내에서 세로토닌(serotonin)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의 이상을 중재 한다. 이를 통해 뇌 속의 불안 경보기인 뇌간에 있는 청반(locus coeruleus)의 과민성을 줄여 공황발작의 횟수와 강도를 줄이고 공황발작을 예방해주는 역할을 한다. 항우울제는 의존성이 없고 안전한 약이지만 약물 효과가 나타나기 까지는 복용이후 2~3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항우울제의 효과가 나타나기 전, 치료 초기의 공황 증상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두 번째 약물은 항불안제이다.
 
공황장애에서 주로 사용되는 항불안제는 뇌 신경 안정화 역할을 하는 가바(GABA)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계열이다. 불안과 공황발작을 줄여주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공황장애 치료 초기에 많이 사용된다. 처방 후 불안이 줄어들고, 공황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확인되고 항우울제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고 판단되면 항불안제의 사용은 점차 줄이고, 항우울제로 유지 치료한다.
 
공황장애의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2-4주 이내에 공황발작이 경감 하지만, 약을 끊은 후에도 재발하지 않으려면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년간 꾸준한 복용이 필요하며, 인지행동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필자가 드리고 싶은 말은 당뇨병에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식이, 운동, 심리적 스트레스 등의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듯, 공황장애도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인지행동치료,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황장애를 편견(偏見)으로 보지 말고 정견(正見)으로 보자.
 
사공정규 교수는 의학박사,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작가, 칼럼니스트이다.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동국대학교 심신의학연구소장, 교육부 위(Wee)닥터 자문의 대표, 사단법인 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며, 하버드의대 우울증 임상연구원과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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