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다음달 배송차량에 전기트럭 업계 첫 투입

쿠팡이 다음 달부터 대구 지역 배송 차량용으로 전기트럭을 투입한다. 전기트럭 시범 운행은 있지만 실제 사업자가 전기트럭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쿠팡의 이번 사례가 국내 유통·물류업계의 친환경 전기차 확산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다음 달부터 배송서비스 목적으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배송 기지인 '대구 CLS캠프'에 전기트럭을 최소 10대 투입한다. 현재 전기트럭 운영에 필요한 충전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6년 친환경 전기트럭 도입을 선언했다. 4년 만의 결과다. 국내 완성 전기트럭 개발 지연에다 각종 안전·환경 인증, 성능 시험, 시범 운행 등을 거치면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쿠팡은 올해 초부터 자체 테스트를 거쳐 상용화에 나섰다.

배송 전기트럭으로는 제인모터스의 전기트럭 '칼마토EV'가 투입된다. 현대차 1톤 트럭 '포터' 기반의 탑차 형태로 개발된 개조형 전기트럭이다. 34㎾h 용량의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 한 번 충전에 121㎞(환경부 인증 기준)를 주행한다. 안전 주행 등을 고려해 속도 제한 장치가 적용된 최고 시속은 100㎞이다.

관련 충전 시설은 대영채비가 개발한 국내 최초의 '스마트 무빙 충전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는 실제 충전 설비는 주차면과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충전케이블만 상·하차 작업장 공중에 매달린 형태로 제작됐다. 각종 작업을 고려해 공간 활용도 높인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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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배송서비스 차량에 투입되는 제인모터스 전기트럭 칼마토EV.

쿠팡은 다음 달 대구시와 함께 '배송서비스 전기트럭 출범식'을 갖고 본격 운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 이번 대구 CLS캠프를 시작으로 연내 최대 2~3곳의 CLS 배송 거점에 전기트럭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배송용 전기트럭 도입을 추진해 왔고, 대구시와 함께 전기화물차 인도행사를 준비 중”면서 “전기트럭 등 친환경 물류시스템을 계속해서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쿠팡의 전기트럭 도입으로 전기트럭 물류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CJ대한통운·GS리테일·신세계그룹을 비롯해 롯데글로벌로지스, 우정사업본부 등 택배 업체까지 전기트럭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도심용 택배 등 물류 차량의 일평균 주행 거리는 100㎞ 안팎이어서 주행 성능이 뛰어날 필요가 없고, 특히 아파트 단지나 공동주택 지역을 운행하기 때문에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전기트럭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이번 쿠팡 사례로 국내 물류·유통업계에서 전기차 도입 확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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