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 계획을 두고 과기·산업계가 연일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과학기술인력 양성 차원에서 오히려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공학한림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5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이공계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제도' 축소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4대 단체는 “전문연구요원은 병역특혜 차원이 아니라 대체복무이고 핵심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도입 취지”라면서 제도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난 40여년간 제도 시행으로 이공계 인재가 경력단절 없이 연구활동에 종사했고 대학, 연구기관, 중소기업체 등 연구계, 산업계의 핵심인력 확보와 고급인력 해외유출 방지 등의 유인 효과를 창출했다”면서 “4대 단체가 인용한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에 전문연구요원제도 효과에 2016년 기준 1조3247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4623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그리고 4393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감안하면 제도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30% 이상 증원하는 것이 맞는 조치”라면서 “국방력 강화도 과학기술력 기반의 국가경쟁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고, 우수 연구인력 확보는 그 필수요건”이라고 역설했다.
또 “전문연구요원제도가 축소되거나 폐지되면 국내 이공계대학원의 인적 자원의 붕괴와 고급두뇌의 해외유출의 가속화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를 비롯해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코스닥협회 등 산업계 14대 기관은 “일본 무역보복을 비롯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산업구조재편 등으로 기업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산업계 전문연구요원의 정원감축은 기업의 기술혁신 의지를 꺾는 처사”라면서 “중소, 중견기업의 우수 연구인력 확보에 기여해온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문연구요원제도는 이공계 석·박사 고급 과학기술인력이 지정한 업체에서 일정기간 종사하면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인정하는 제도다. 국방부가 최근 인구 감소 현상에 따라 병력 부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전문연구요원 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안에는 2024년에는 전문연구요원을 현재 수준의 절반에 못 미치는 1100~1200명까지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