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일본의 수출 제재로 한국기업 피해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70% 이상이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수출 제재 조치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인연합회는 일본 교역·투자 기업인, 증권사 애널리스트, 학계·연구계 통상전문가 등 50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 수출제재에 대한 한국기업 피해 정도에 대해 '매우 높다(54%)'와 '약간 높다(40%)'고 응답해 피해를 우려하는 정도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출제재 조치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7월 21일)와 관련해 응답자의 70%는 선거 이후에도 일본 정부가 수출 제재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의 수출 제재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의 가장 바람직한 대응방법으로는 외교적 대화(48%)가 첫번째로 꼽혔다. 이어 소재부품 국산화(30%), 세계무역기구(WTO) 제소(10%), 2차 보복 대비(6%)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전경련은 일본 경제계와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화로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면서 “일본 경단련과의 경제협력채널인 '한일재계회의'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한국 수출 제재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우려됐다. 설문에서 '한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62%)'이라는 응답 비중이 '일본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12%)'이라는 응답의 약 5배에 달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 실장은 “일본의 한국 수출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3개 외에 다른 소재에서도 추가제재가 예상된다”면서 “일본이 세계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소재들이 많으므로 이번 제재가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조속히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일본은 액정패널 소재에서만 반사방지필름 84%, 컬러레지스트 71%, 편광판대형패널 62% 등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