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주는 사회 요구를 지적한 데 대해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정부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며 혁신 기업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19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전날 이 GIO가 심포지엄에서 한 발언과 행사 사진을 게재하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18일 이 GIO는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에 참석해 “트랙터 회사에 농민 일자리 문제까지 책임지라는 건 과도하다”고 말했다. 혁신 기업에 사회가 지나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GIO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산업정책,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사회안전망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부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제한된 정책자원을 그 일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국회 지원과 국민 동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포용사회라는 전제조건을 형성하는데 혁신 사업가들이 함께 해주시기를, 아니 선도해주시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그것이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를 구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김 위원장이 이 GIO를 스티브 잡스와 비교하며 논란이 인 이후 처음으로 이 GIO 발언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은 애플 스티브 잡스와 같은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후 이재웅 다음 창업자 등은 김 위원장 발언을 “오만하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