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위조방지장치로 신뢰도 높인 5만원권, '일상 고액권' 자리매김

5만원권이 탄생 10년을 맞았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 대체 등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폐로 자리잡았지만 현금 없는 매장 등이 나오면서 사용량 증가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화폐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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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 경산 화폐본부 생산처 직원이 5만원권 이상 여부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시중에 유통 중인 은행권 중 5만원권이 금액 기준 8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은행이 2009년 6월 23일 은행권 최고액면을 상향 조정한 지 2년 만에 이룬 성과다.

장수 기준으로는 36.9%(19억6000만장)의 비중을 기록했다. 2017년에 비로소 만원권의 '중심권종' 지위를 탈환했다.

5만원권 발행 전 고액 현금처럼 사용되던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대체했다. 한국은행은 1회용(평균 2주일 정도 유통되다가 폐기)으로 사용되던 자기앞수표의 제조, 정보교환·전산처리 및 보관 등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상당한 사회적 낭비요인이 소멸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10만원 자기앞수표 교환 장수는 2008년 9억3000만장에서 2018년 8000만장으로 축소됐다. 10년 만에 10분의 1 수준 이하로 줄었다.

5만원권은 경조사뿐 아니라 실제 소비 지출에도 많이 사용됐다. 소비지출 비중은 43.9%, 경조금 비중은 24.6%로 집계됐다.

5만원권은 최신 화폐 제조기술의 집적체다. 40일 동안 △평판인쇄 △스크린인쇄 △홀로그램 부착 △요판인쇄(뒷면) △요판인쇄(앞면) △전지검사 △활판인쇄 △단재, 포장 총 8단계 공정을 거쳐 제조된다.

식별성이 높은 첨단 위조방지장치를 적용, 신뢰도를 높였다. 처음으로 입체형 노출 은선이 삽입됐다. 지폐 위조를 막는 은화(숨은 그림)와 입체형 노출 은선(숨은 선)은 1단계 평판인쇄 전부터 은행권 용지에 삽입된다. 5만원권 가운데에 위치한 입체형 노출은선은 기우는 각도에 따라 무늬가 변한다. 3단계에 부착되는 띠형 홀로그램도 5만권만의 주요 장치 중 하나다. 앞면의 홀로그램에는 대한민국전도, 태극마크, 4괘, 액면숫자가 기울기와 조명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박상현 한국조폐공사 인쇄처 생산관리부 차장은 “5만원권은 일평균 1개 라인에서 9만장(4500억원)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며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화폐 품질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5만원권에 대한 높은 신뢰도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5만원권 사용이 지난 10년간 큰 폭으로 늘었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고 현금 없는 매장이 나오는 등 사용량 증가속도는 둔화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5만원권 발행액은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한은은 단기간 '현금 없는 사회'로 이행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새로운 화폐사용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10년을 맞은 5만원은 상당기간 우리나라 화폐 시장의 주인공 자리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금 없는 사회로 가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급 수단 확보와 재난 대비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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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 경산 화폐본부 직원이 5만원권 자동화 검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 경산=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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