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일본 등 기술 선진국이 파급효과가 큰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중·장기 대형 R&D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원천기술이 기초연구 단계에서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산학연 협력 시스템 구축에 역점을 뒀다. 경쟁형 R&D 요소를 반영해 R&D 효율을 극대화한다.
미국은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대학 연구를 지원하는 '연구거점 지원 사업(Focus Center Research Program)'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통해 원천·핵심기술을 확보하는데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프로젝트 관리 방식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DARPA는 '경쟁형 R&D'를 도입·운영한다. 고위험·대형과제는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동일 주제에 대해 경쟁 촉진을 통해 토너먼트형 R&D 제도를 시행한다. 각 단계 종료 시 평가를 통해 R&D 성공 가능성이 있는 기관만 계속 지원한다. 매년 20% 프로젝트가 탈락해 최종 10% 정도만 성공 결과물을 창출한다.
독일은 목적지향형 기초연구 수행에 중점을 둔 '연구캠퍼스(Research Campus)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구캠퍼스는 기업이 중·장기 추진이 필요한 전략적 사전연구를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지원하는 산·학·연 연구협력 프로그램이다. 최소 1개 이상 대학과 공공연구기관, 1개 이상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으로 구성된다. 독일은 차세대 자동차기술(슈투트가르트대·보쉬·바스프)과 의료영상기술(마그데부르크대·지멘스) 등 10개 과제를 선정한다. 연간 최고 200만유로(26억원)를 지원한다.
영국은 2011년부터 기초연구와 산업계 수요 간극을 좁히기 위한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인 '캐터펄트(Catapult) 센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탁월한 연구 성과를 시장으로 신속하게 연계하고, 경제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캐터펄트 지원프로그램은 △세포·유전자 치료 △컴파운드 반도체 애플리케이션 △해양 재생에너지 △정밀의학 등 10개에 달한다.
영국은 또 사회편익 증진을 위해 초고난도 기술개발에 대한 포상인 '챌린지상(Challenge Prize) 지원 프로그램'을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대표 대회는 항생제 내성에 관한 전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테스트키드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경도상(Longitude Prize)'이다. 이 상은 조건을 만족하는 최종 승자가 나오는 시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우승자에게는 900만파운드(138억원)가 지급된다.
일본은 고위험·고영향 연구개발을 위한 'ImPAC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ImPACT 목표는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오는 과학기술혁신에 의한 산업경쟁력 향상이다. 일본은 △제한된 자원 한계 극복 △제품 제조능력 혁신 △생활양식을 바꾸는 혁신 에너지절약 △환경보전 △정보 네트워크 사회를 뛰어넘는 고도 기능화 사회실현 등 5개 연구 주제를 선정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