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벌써 300여곳…中, 스타트업 전용 거래소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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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하이테크 스타트업 전용 증시 개장을 앞둔 중국이 들썩이고 있다. 7월 중국 내 두 번째 스타트업 전용 거래소 오픈을 앞두고 참가 신청을 받은 지 두 달 만에 300여 기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얼어붙은 중국 투자 생태계가 되살아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SV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오는 7월 상하이에 스타트업 전용 거래소 '커촹반(科創板)'을 세우며, 지난 3월 거래소 등록 신청 절차에 들어갔다.

커촹반 설립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결정했다. 12일 오후 스타트업 300여곳이 거래소에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그 가운데 반도체 기업이 10여개 넘게 포함됐다. 올해로 개소 10년을 맞은 중국 첫 스타트업 전용 거래소 차스닥에 740여 기업이 속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초반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커촹반은 중국 최초의 등록제 기반 거래소다. 일정 기준만 통과하면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지금까지 중국 증권거래소는 모두 허가제로 운영돼 왔다. 차스닥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거래소에 신청서를 보내면 증권감독위원회가 상장 여부를 결정한다.

기업 외연도 넓혔다. '레드칩'이라는 신설 조항을 추가했다.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더라도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라면 상장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외국계 기업의 자국 내 거래소 상장을 사실상 불허했다. 적자 기업에도 문을 열었다. △차세대 정보기술 △기술 집약형 장비 △신재료 △신에너지 △에너지 절약·환경보호 △생물의약 분야 기업에 한해 실적과 무관하게 상장 기회를 준다.

커촹반 등장으로 자금 조달에 목말라 있던 스타트업이 숨통을 틀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내수 시장을 갖고 있지만 이에 반해 투자 생태계는 열악한 실정이다. 지난해 벤처캐피털(VC) 투자 규모가 4.5% 늘었지만 건수는 오히려 10.4%로 감소했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 경쟁률도 2017년 1260대 1에서 1550대 1로 치열해졌다.

극심한 자금 경색을 겪고 있는 VC도 한숨 돌리게 됐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스타트업 670만개가 탄생했다. 이 기간에 발생한 VC 투자 금액은 2100억위안(약 36조2000억원)이다. 신생 기업이 회사당 평균 3만1000위안(534만원)을 투자 받을 수 있는 액수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한국은 21만위안(3619만원)에 이른다. 중국이 국내보다 약 6분의 1 적은 셈이다.

지난해부터 악재도 겹쳤다. 자금 회수 길이 막혔다. 주식 시장 침체로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기가 어렵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 골이 깊어지면서 대기업도 자금을 푸는 데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공격적 인수합병(M&A) 사례도 갈수록 줄고 있다. 고영화 SV인베스트먼트 고문은 “커촹반이 들어서면 엑시트(자금 회수)가 수월해질 것”이라면서 “2~3년이 중국에 투자할 최고 적기”라고 진단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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