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반장 선거가 아니다. 공천 선거다.”
여당 원내대표 후보에 출사표를 내민 의원들 측근의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5월 8일로 잠정 확정됐다. 출사표를 낸 김태년·노웅래·이인영(가나다순) 의원은 물밑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다.
여당 원내대표는 당대표 다음으로 권한이 막강하다. 주로 입법·예산, 대야당 전략을 지휘한다. 당정 협의 등으로 행정부에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그동안 원내대표 선거가 원내사령탑을 뽑는 이른바 '반장 선거'였다면 이번엔 '공천 선거'라는 말이 나온다.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당장 총선 공천 과정부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현재 구도는 3파전이다.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친문(친문재인) 라인으로 분류되는 김태년 의원, 중도 비주류 중진 노웅래 의원, 86세대·민평련·더좋은미래의 이인영 의원이다. 원내대표 1차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총 128명 가운데 64명의 표를 얻으면 선거가 끝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과반인 64표를 넘지 못하면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한다.
4·3 보궐선거 전까지는 당대표 라인의 김태년 의원이 우세하다는 당내 평가가 주류를 이뤘지만 보선 이후 민주당을 향한 민심이 달라지기 시작한 게 변수로 작용했다. 당대표와 청와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웅래 의원이나 이인영 의원이 우세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보선 이후 지금 이 체제로는 어렵지 않겠냐는 반성을 했고, 당대표와 다른 색깔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특히 기초선거에서는 민주당 당선자가 없어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가 내년 공천에서 유리할지를 따지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내년 총선까지 국정 기조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