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계, 4년 만에 '상하이 모터쇼' 출격…中 시장 재진입 박차

LG화학·SK이노 참가 확정 삼성SDI, 참여 여부 고심 중

국내 배터리 업계가 4년 만에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출격한다. 우리 업계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및 보조금 차별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최근 환경 변화에 대응,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에 다시 공을 들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8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오토 상하이 2019'에 참가한다. 삼성SDI도 참가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3사가 나란히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모습을 내보일 가능성도 있다.

LG화학은 LG전자 등 그룹 내 전장 계열사들과 비공개 부스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2014년, 2016년, 2018년 세 차례 베이징 모터쇼에 참가했지만 상하이 모터쇼 참가는 처음이다.

Photo Image
지난 2015년 열린 상하이 모터쇼 오토 상하이 2015에서 삼성SDI 직원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베이징 모터쇼에 처음 참가한 데 이어 올해 상하이 모터쇼에도 단독 부스를 꾸린다.

삼성SDI는 2014년부터 중국 모터쇼에 꾸준히 나가며 3사 가운데 유일하게 2015년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했지만 올해는 참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홀수 해에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는 짝수 해에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시회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제조사가 월드 프리미어 모델을 공개하고 럭셔리·슈퍼카 브랜드도 대거 참여하는 등 위상이 높아 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2014년부터 중국 모터쇼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7년 상하이 모터쇼는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과 보조금 차별 이슈가 최고조에 달해 3사 모두 부스를 꾸리지 않았다.

Photo Image
베이징 모터쇼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시회인 상하이 모터쇼 오토 상하이가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사진=오토 상하이 홈페이지)

상하이 모터쇼 참가는 전기차 보조금 차별화가 지속되는 등 현지 영업 환경은 좋지 않지만 세계 전기차 시장의 34%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공략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들은 현행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는 2020년 이후 중국 현지 업체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현지 투자도 재개했다. LG화학은 난징시에 35GWh 규모의 배터리 2공장을 신설하고, SK이노베이션도 창저우시에 7.5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는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로 보조금 전 단계인 형식승인을 신청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정부가 올해 주행 거리 250㎞ 이하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는 등 기술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재진입한다면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호전될 수 있다”면서 “현지 제조사들도 한국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어 모터쇼 등을 통해 현지 고객과 만나면서 협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